“‘스페셜’ ‘퍼니’ ‘디퍼런트’…세 가지 ‘섬싱’ 실천…직원에 감동 줘 활력 생기면 ‘숫자’ 나와”
집단창의, 활력경영ㆍ창조경제 공통점 강조…“CEO, 누리지 말고 조직원 섬길 생각 해야”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정이만<사진> 전 한화63시티 사장의 별명은 ‘재계의 동안(童顔)’이다. 정 전 사장은 지난해 환갑을 넘겼지만,잡티나 주름이 거의 없는 그의 얼굴은 언뜻 40대로 보이기까지 한다. 그는 비결에 대해 “뭐든 긍정적이고 좋게 생각하고, 새롭게 바꿔보려고 한다”고만 했다.
살펴보면 정 전 사장의 ‘동안’에는 그의 인품이 배어 있는 것 같다. ‘사람은 나이 40이 되면 자기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말처럼.
1979년 한국화약(현 한화)에 입사, 한컴ㆍ플라자호텔 등 한화그룹 계열사 3곳의 대표이사(CEO)를 지낸 정 전 사장은 성과를 상징하는 ‘숫자’ 대신 인간 중심의 경영을 하려고 노력했고, 직원들과 소통을 통해 조직에 활력을 주려 애썼다. 그가 일군 조직은 ‘숫자’에도 실패하지 않았다.
정 전 사장은 이같은 ‘활력 있는 조직’을 만든 노하우를 전하기 위해 얼마전 책 ‘활력경영(活力經營)’을 펴냈다. 지난달 28일 서울 서소문동 자신의 사무실에서 만난 그는 “회사에 끊임 없이 활력이 샘솟게 경영을 해야 한다”며 “활력이 넘치면 산 조직이고, 활력이 없으면 죽은 조직이다. 직원과 회사를 살리려면 활력이 넘쳐야 한다는 것이 ‘활력경영’의 개념”이라고 강조했다.
-CEO가 되면 왜 ‘숫자 놀음’을 할 수 밖에 없나. ▶조직의 윗사람이 되면 ‘위’로부터 ‘숫자 목표’도 같이 내려온다. 영업익, 경상이익 같은 것들이다. 조직에서 ‘숫자’에 따라 평가를 받게 되기 때문에 “사람이 중요하다” “인사가 만사다” 이렇게들 이야기해도 본능적으로 (‘숫자’에) 신경쓸 수 밖에 없다. ‘숫자 목표’를 맞추려다 보면 아랫사람을 야단치게 되고, 그러다 보면 조직의 상하(上下)는 ‘날선 대치’에 빠진다. 스트레스를 받은 조직원들은 활력이 없어져 ‘목구멍이 포도청’이라며 월급 주는 대로 시키는 대로 퇴근할 때까지 일만 하게 되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김명섭 기자 msiron@heraldcorp.com 정이만 한화63시티 상근고문 김명섭 기자 msiron@heraldcorp.com 정이만 한화63시티 상근고문 김명섭 기자 msiron@heraldcorp.com
-CEO가 ‘숫자의 압박’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조직의 활력이 샘 솟듯 일어나면 ‘숫자’라는 성과도 나타난다. 조직원이 활력을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숫자’ 중심의 경영을 하다 보면 직원들이 해외 연수나 출장을 못 가게 막을 수 밖에 없다. 경비가 드니까. 인간 중심의 경영은 다르다. 해외에서도 경험을 통해 느끼고 깨닫게 해 시야와 안목을 넓혀준다. 내가 63시티 사장 때의 일이다. 아쿠아리움 리모델링과 관련해 직원들을 일본에 서른 차례 가량 출장을 보냈다. 왕성하게 아이디어를 내놓더라. 그 중에 채택된 것이 ‘물개쇼’ 같은 스토리텔링 이벤트다.
정 전 사장은 인간 중심의 경영이 ‘숫자’로 나타난 예도 들었다. “직원들 이름을 불러주며 자긍심을 키워주고 사기를 올리니 고객 서비스의 질이 자연히 올라가더군요. 2003년 17건이었던 63빌딩 고객 칭찬 건수가 제가 취임한 뒤인 2004년에는 227건으로 10배 이상 늘었습니다. 같은 기간 고객 불만 건수는 82건에서 48건으로 줄었죠.”
-‘활력경영’을 요약한다면. ▶세 가지 ‘섬싱(something)’이다. 직원 격려를 통해 조직에서 특별한 존재라는 생각이 들고 감동을 받게 해 활력이 생기게 하는 ‘섬싱 스페셜(something special)’, 조직 내 활력을 위해 일하는 재미를 느끼게 하는 ‘섬싱 퍼니(something funny)’, 차별화를 통한 경쟁력을 기르기 위해 집단 창의를 통해 아이디어를 도출하는 ‘섬싱 디퍼런트(something different)’다.
-박근혜 정부의 핵심 국정 철학인 창조경제와 맥이 닿는 것 같다.
▶기업과 정부의 차이일뿐 본질은 같다고 본다. 기업의 최대 목표인 성장을 위해 라이벌을 이기려면 차별화는 필수다. 차별화는 창의력, 구체적으로 아이디어에서 나온다. 이는 혼자가 아닌 여러 사람이 내는 집단 창의일 때 효과가 있고, 의미도 높다. 이같은 여건을 만들어내는 방안이 정책과 연결된다면 그것이 창조경제일 것이다.
김명섭 기자 msiron@heraldcorp.com 정이만 한화63시티 상근고문 김명섭 기자 msiron@heraldcorp.com 정이만 한화63시티 상근고문 김명섭 기자 msiron@heraldcorp.com
-후배 CEO들에게 조언할 말이 있다면. ▶경영의 중심을 ‘숫자냐? 인간이냐?’ 식으로 명확히 나누기 쉽지 않지만, 주안점의 문제다. ‘숫자’보다 인간에 비중을 더 둔다면 성과도 좋게 나올 거다. 10년간 3개 회사를 경영한 체험에서 우러나온 이야기다.
정 전 사장은 후배 경영인들에 대해 “‘누려보겠다’는 생각을 버려라”고 충고했다. 그는 “피라미드의 정점으로 올라갈수록 ‘밑에 있는 모든 사람을 섬기겠다’고 마음먹고, 직원 한 사람 한 사람을 소중히 여겨라”며 “직원들의 실력의 합계가 성장해야 더불어 같이 CEO 자신의 역량도 큰다”고 지적했다.
정 전 사장은 내년쯤 활력경영연구소를 설립할 계획이다. 기업을 넘어 가정, 학교, 정부까지 모든 조직을 살아 숨쉬는 조직으로 바꾸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조직 생활에 허덕거리고, 술로 달래려고 하고, 부서 간에 대립하고, 그러다 월요병에 걸리고…. 다 사기만 떨어뜨리는 일입니다. 활력 넘치고 인간다운, 펄떡거리는 조직에서 다들 멋지게 살아가게 하는 것이 바로 ‘활력경영’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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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명섭 기자/msir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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