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내장과 라섹 수술에 필수적으로 사용하는 항암제인 마이토마이신을 독점공급하는 제약사(한국쿄와하코기린)의 9월 전면 수입중단 선언에 따라 안과업계의 불안감과 약물 사재기 현상이 확산되자 보건당국이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본지 단독보도(“녹내장 수술필수 ‘마이토마이신’ 수입 전면중단위기” 23일자 1면,11면) 이후, 안과업계에 초비상이 걸리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해 총수입량인 2만4000바이알(vial: 주사약병)보다 많은 총 2만4800바이알의 마이토마이신을 9월말까지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식약처는 또 “9월 이후 공급중단을 선언한 일본 쿄와하코기린 이외 수입선 다변화를 통해 공급을 확대하고, 이미 수입허가를 받은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이 원재료를 들여와 생산할 수 있도록 해 공급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도 마이토마이신 공급의향을 밝힌 상태다. 식약처는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이 허가를 거쳐 마이토마이신을 생산할 때까지 약 2~3개월이 걸릴 것으로 보이지만, 우선검토를 통해 준비기간을 단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식약처는 이어 “희귀의약품센터를 통해 일본에서 직접 마이토마이신을 들여오는 방안도 강구할 계획이어서 이미 확보했거나 확보할 물량과 추후 한국유나이티드제약에서 생산할 물량을 고려하면 마이토마이신 공급에는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마이토마이신 파문은 외국계 제약사가 의약품을 독점 공급할 경우 전면 공급중단이라는 돌발변수가 발생할 수 있고, 이때 국내 의료계와 관련시장이 얼마나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는지 잘 보여주었다는 지적이다. 국민건강에 필수적인 약품이건 아니건 모든 의약품에 일률적으로 약가를 낮게 책정하는 융통성없는 보건당국의 약가정책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보건당국의 실태 파악 능력과 ‘외국 갑(甲)’의 횡포에 무기력한 모습도 도마에 올랐다. 보건당국은 마이토마이신이 세포핵의 분열을 억제해 악성종양세포의 증식을 저지하는 효과가 있어 만성골수성백혈병, 위암, 직장암, 폐암, 췌장암 등에 사용되는 항암제로 승인을 받았으며, 다른 대체약물도 있고 안과계통인 녹내장과 라섹수술로는 적응증을 받지않아 사태가 이렇게까지 확대되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직격탄을 맞은 곳은 암 치료 쪽이 아니라 녹내장과 라섹수술을 하는 안과 쪽이었다. 이미 마이토마이신 전체 수입물량의 30%정도를 녹내장과 라섹수술용으로 사용하고 있다. 차제에 ‘외국 갑’의 횡포에 대한 보건당국의 대응방식과, 국민건강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의약품에 대해서는 약가조정 등 전반적인 검토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김태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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