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인수때 채권단에 납부 반환 소송 아직 1심도 안끝나 현대그룹 유동성 해소 걸림돌
현대그룹이 발묶인 3255억원에 2년 째 속앓이를 하고 있다. 2010년 현대건설 인수전 때 채권단에 납부했던 계약 이행 보증금을 돌려달라는 소송을 냈지만 아직 1심 판결조차 나지 않았다. 법원에 따르면 오는 13일 양측의 최후 변론이 진행되며 이르면 7월께 1심 판결이 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그룹 측은 주력 계열사인 현대상선이 해운업 불황으로 영업적자를 면치 못하는 등 현재 유동성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라 이행보증금 반환에 더욱 기대를 걸고 있는 모습이다.
3일 현대그룹 및 채권단에 따르면 현대그룹은 2011년 11월 서울 중앙지법에 우리은행ㆍ정책금융공사 등 채권단을 상대로 ‘이행 보증금 반환 및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현대그룹은 2010년 11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채권단에 이행보증금 2755억원을 냈다. 하지만 채권단은 현대그룹이 현대건설 인수를 위해 프랑스 나타시스은행에서 대출받은 자금의 성격을 문제 삼으며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양해각서(MOU)를 해지했고, 이듬해 1월 예비 협상 대상자인 현대자동차에 현대건설을 매각했다.
현대그룹은 채권단에 의해 우선협상대상자 지위가 해지됐으니 이행보증금 2755억원을 돌려달라고 요구했다. 채권단은 해지의 책임이 현대그룹에 있다며 돌려주지 않았다. 이에 따라 현대그룹이 지난 이행보증금에 손해배상금 500억원을 추가해 3255억원을 돌려달라며 반환소송을 제기한 것.
이행 보증금은 M&A 과정에서 인수 희망자가 우선 협상 대상자로 선정된 뒤 인수 본계약까지 성실하게 협상에 임하겠다는 표시로 내는 돈을 의미한다. 우선협상대상자가 중간에 협상을 깨면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 수도 있다.
양측 공방의 핵심은 우선협상계약대상자 해지의 책임이 누구에게 있느냐다. 약 1년 6개월 간 10여 차례에 걸쳐 진행된 심리에서도 이 책임소재를 가리는 것이 핵심이었다.
현대그룹은 인수 자금의 성격 여부가 우선협상대상자 지위에 영향을 미친다는 조건이 전혀 전제되지 않았던 만큼 책임은 채권단에 있다는 입장이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인수전 당시 재판부의 법적판단과 채권단 측 모두 ‘현대그룹이 납부한 이행보증금 반환이 타당하다’는 견해를 여러차례 밝힌 바 있다”며 “채권단이 나중에 자금 출처를 문제 삼아 현대건설 인수가 무산된 만큼 이행 보증금을 돌려주는 게 당연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채권단은 신중한 입장이다. 이행보증금을 돌려줄 법적 근거가 전혀 없다는 의견이다. 정책금융공사 관계자는 “채권단 입장에서는 (매각 진행 과정과 관련해) 전혀 문제가 없었으며, 현재로서는 돌려줄 법적 근거가 없다. 따라서 법원의 판단에 맡기게 된 것이다. 법원 판단 없이 돌려주면 배임이 된다”고 말했다. 외환은행 관계자도 “지금으로선 법원의 판결을 기다릴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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