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자원부가 산하 공공기관에 내년 예산을 50%씩 일률적으로 삭감하라는 지침을 내린 것으로 4일 확인됐다.
산업부가 기획재정부 지침에 따라 2014년 예산을 올해보다 15% 삭감키로 하면서, 산하 공기업들에 예산을 절반 가까이 줄이도록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기재부의 예산 및 기금편성 지침에 따르면 산업부는 내년에 올해 예산의 15%인 1조3000억원을 줄여야 한다. 구체적으로 비(非)R&D 분야의 경우 일반회계 46.9%, 광역시도특별회계 31.6%, 에너지특별회계는 22.6%를 삭감해야 한다. 이 가운데 일반회계의 46.9% 삭감률은 에너지 공기업을 제외한 대부분의 공기업 사업 예산에 해당된다. <본지 5월 28일 1ㆍ3면 참조>
산업부 산하 한 공기업 관계자는 내년도 예산안과 관련, “우리를 포함한 대부분의 공기업이 50% 이상 삭감한 예산안을 제출하라는 요구를 받았다”며 “이 정도면 모든 사업 구조를 다시 짜라는 말밖에 안 된다”고 말했다.
공기업ㆍ공공기관들은 매년 담당부처로부터 처음에는 10~15%가량 삭감 지침을 받다가도 협의 조정 작업을 거쳐 최종적으로는 5% 안팎으로 삭감되거나 오히려 증가하곤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처음부터 예산을 반 토막으로 줄이라고 주문하고 공약사항들도 삭감된 예산 범위 내에서 해결하라는 요구를 받고 있다.
그나마 에너지특별회계를 사용하는 에너지 유관 공기업들은 사정이 나은 편이다. 한 에너지 공기업의 고위 관계자는 “다른 공공기관들에 비해 자체수익으로 운영되는 부분이 많고 삭감률도 상대적으로 적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해외진출 등에 돈이 많이 들어가는데 현재 분위기로는 기재부나 국회에서 예산을 늘리는 게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 “예산을 얼마나 잘 깎는지가 인사고과에까지 반영되는 상황”이라며 “성장동력 관련 산하기관이 많은 산업부 예산이 많이 깎이는 것은 장기적으로 국가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윤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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