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원승일 기자]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시장이 문을 연 지 한 달이 지난 지금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12일 배출권 시장이 개설된 이후 거래가 이뤄진 날은 고작 나흘이었다. 지난달 19일부터는 거래가 뚝 끊겼다.
지난 한 달간 총 거래량은 1380t, 거래대금은 1155만원 수준이다.
거래 첫날인 12일에는 거래량과 거래대금이 각각 1190t, 974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13일 50t(거래대금 47만5000원), 14일 100t(95만1000원), 16일 40t(38만4000원)이 거래된 이후로는 한 건의 거래도 없었다.
거래 종목인 ‘KAU15(2015년 이행연도 할당배출권)’ 가격은 첫날 7860원으로 거래를 시작해 8640원에 마감했다.
마지막 거래가 이뤄진 16일에는 961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후 거래는 이뤄지지 않았지만 호가를 반영한 기준가 조정으로 현재 가격은 1만원에 책정됐다.
현재 배출권 시장에 일반 개인투자자는 참여할 수 없고 기업들만 거래할 수 있다.
정부로부터 할당받은 대상 업체 525개사 중 499개사와 수출입은행, 산업은행, 기업은행 등 3개 공적금융기관을 포함한 502개사가 참여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 같은 초기 거래 부진은 시장 출범 전부터 예견됐다.
기업들은 할당량 배정에 이의를 신청하고 집단소송을 제기했고, 향후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 등으로 지켜보고만 있는 상황이다.
기업들이 유연성 제도를 활용해 배출권 물량을 조절할 수 있다는 점도 거래 부진의 한 요인이다.
유연성 제도란 잉여 배출권은 다음 연도의 배출권 부족에 대비해 이월하고, 부족분은 다음 연도의 배출권을 차입해 쓰는 것을 말한다.
거래가 이뤄져도 2015년도 배출량에 대한 인증이 완료되는 내년 3월부터 배출권제출 시한인 6월 말 사이에 반짝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가격 안정을 위한 당국의 개입이 시장 활성화에 걸림돌이 된다는 지적도 있다.
거래소 관계자는 “기업들의 이의 신청 절차가 마무리되면 거래가 다시 이뤄질 것”이라며 “초기에 거래가 적게 이뤄졌지만 내년 이후에는 시장이 자리잡을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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