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욕장 등 피서지는 성범죄 ‘무법지대’… 빈집털이 극성·불쾌지수 오르며 폭력사고 빈발 더위 식히려는 ‘두바퀴족’ 음주·과속사고도 집중
6월.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매년 여름철이 되면 어김없이 늘어나는 범죄들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표적으로 성폭력ㆍ빈집털이ㆍ폭행ㆍ부축빼기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와 함께 여름철 야외 활동이 잦아지면서 관련 사고 역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해수욕장 등 성폭력 범죄 주의보=무엇보다 주의해야 할 범죄는 성폭력 범죄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2011년 발생한 성폭력 범죄는 모두 2만2034건에 달했다. 계절별로 보면 여름이 6977건으로 31.6%를 차지했다. 성범죄는 4월부터 빠르게 증가하기 시작해 여름철에 가장 많이 발생하다가 8월을 고비로 줄어들었다. 특히 7월(2422건)과 8월(2428건)에 성범죄가 집중됐다. 기온이 높아져 외부 활동이 많아지는 여름에 성폭력 사건이 집중된 것이다.
다른 해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2010년 발생한 성폭력 범죄 1만9839건 중 8월에만 2263건이 일어났다. 7월은 2211건으로 두 번째로 많았다. 7ㆍ8월에 연간 성범죄의 22.6%가 집중된 셈이다. 11.6%가 일어난 1ㆍ2월의 배에 달한다. 여름(6∼8월) 성범죄 발생건수는 봄ㆍ가을과 비교해도 각각 1.2배, 1.3배가 많았다. 2006∼2010년의 성범죄 발생 현황을 봐도 여름에 일어난 비율은 31%로 가장 많았다. 이어 봄(25%), 가을(24%), 겨울(18%) 순이었다.
성인뿐 아니다. 아동 대상 성범죄 역시 여름에 발생 빈도가 높았다. 2011년 아동 대상 성범죄 발생 현황을 보면 여름에 일어난 비율이 37%로 가장 높았다. 이어 가을(26%), 봄(24%), 겨울(11%) 순이었다.
휴가철 해수욕장은 성추행이 잦은 곳 중 하나다. 이 가운데서도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의 악명이 높다.
해양경찰청에 따르면 2010~2011년 여름철 해수욕장에서 적발된 각종 성범죄 사건의 절반가량이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에서 발생했다. 지난해 해운대 해수욕장에서 검거된 성범죄자만 18명으로 전년보다 배 이상 증가했다. 물속에서의 성추행이 12건으로 가장 많았고, 몰래카메라 촬영이 6건이었다.
▶빈집털이 등 절도, 폭력도 증가=절도 범죄 역시 여름철 불청객 중 하나다.
날이 더워지면 문을 열어놓는 집이 많다 보니 빈집털이도 여름에 더욱 빈번하게 발생한다. 제주 서부경찰서도 지난 7일 제주 시내와 농촌 지역을 돌면서 빈집만을 대상으로 상습적으로 금품을 훔친 40대 남성을 붙잡았다. 경찰 조사 결과, 이 남성은 이외에도 지난달 1일부터 한 달간 30차례에 걸쳐 400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이 2010년 주거침입 관련 범죄를 계절별로 분석한 결과, 전체 307건의 주거침입 관련 범죄 중 94건(30.6%)이 여름(6~8월)에 발생했다. 이어 봄(3~5월)이 87건(28.3%), 가을(9~11월)이 71건(23.1%), 겨울(12~2월)이 55건(17.9%)이었다.
여름에는 취객을 대상으로 한 이른바 ‘부축빼기(부축해주는 척하면서 금품을 훔치는 행위)’도 늘어난다. 경찰 관계자는 “여름의 경우 야외 활동이 많아지는 탓에 거리에서 잠을 자는 취객들도 많이 증가한다”며 “방어 능력이 취약한 이들을 상대로 절도범 역시 늘어나게 된다”고 말했다.
상해ㆍ폭행 등 폭력 범죄 역시 여름철에 늘어나는 경향을 보인다. 검찰청의 2010년 월별 범죄현황을 보면, 여름철 상해 발생건수는 각각 6월 6200건, 7월 6459건, 8월 6373건으로 다른 계절에 비해 그 수가 많았다. 폭력 발생건수 역시 6월 9144건, 7월 9276건, 8월 9886건으로 연말과 함께 가장 많은 범죄가 여름에 발생했다.
경찰 관계자는 “높은 기온과 습도 때문에 덥고 땀이 나면 짜증이 나기 쉽고 그 상태에서 누가 살짝만 건드려도 시비가 자주 일어난다”며 “사소한 폭력이 많이 늘어나는 여름은 경찰이 가장 바쁘게 움직이는 계절”이라고 말했다.
▶자전거 사고도 여름에 잦다=범죄뿐 아니라 최근에는 여름철 자전거를 타는 사람이 늘면서 관련사고가 많이 일어난다. 일선 경찰서 교통조사팀 관계자는 “여름철이 되면 한강변, 중랑천변, 청계천변 등 자전거 도로를 이용하는 사람이 늘어나 자전거 사고가 급증하게 된다”고 말했다.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2009~2011년 3년 동안 자전거 교통사고 월별 발생비율은 10월(11.7%), 9월(11.6%), 6월(10.7%), 7월(10.1%), 8월(10.1%) 순으로 높았다. 자전거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자ㆍ부상자가 6월부터 이후 다섯 달 동안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것이다.
우충일 한국자전거단체협의회 교육사업국장은 “최근 하이브리드나 사이클 자전거 소유주들은 40㎞/h에 이르기까지 속도를 내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위험하다”며 “자전거 속도를 20㎞/h 이하로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음주도 문제다.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자전거 음주운전은 처벌을 받지 않지만, 사고의 위험성은 자동차보다 더 높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경찰 관계자는 “자전거 관련 사고가 크게 늘어나고 있지만 모든 자전거를 대상으로 규제하는 것은 비합리적”이라면서도 “전반적으로 고속 주행을 하는 자전거 전용도로 등에서 과속과 음주 여부를 단속하는 것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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