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1980년 민주화 물결 속에서 노동조합을 설립했다가 회사 폐업으로 직장을 잃은 남화전자 노조원들이 32년만에 법원 판결로 명예회복을 할 수 있게 됐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부장 진창수)는 1981년 남화전자 폐업으로 직장을 잃은 조모(55ㆍ여) 씨 등 3명의 노동조합 활동에 대해 ‘민주화 운동’이라고 인정하고, “명예회복 신청을 기각한 민주화운동관련자명예회복및보상심의위원회의 결정을 취소한다”고 11일 밝혔다.
1980년 조 씨는 박정희 전 대통령 사망 이후 민주화 요구가 사회적으로 분출하는 가운데 도시산업선교회 핵심요원이었던 이봉우 씨 등과 손을 잡고 회사 노조 설립에 주도적으로 나섰다. 열악한 노동환경, 회사의 고의적인 임금체불, 노동자에 대한 비인격적인 대우 등 탄압에 맞서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전두환 전 대통령 등 당시 신군부는 이른바 ‘사회정화사업’을 통해 도시산업선교회 활동을 ‘불순한 반체제운동’이라 규정, 탄압에 나섰다. 노조위원장이었던 이 씨는 ‘정화’ 대상자로 지목돼 지명수배를 받고 해고됐다.
한편 무리한 사업 확장으로 적자 경영을 하던 남화전자는 1981년 주거래처 주문이 끊기면서 부도가 났고 경영진은 회사를 살리려 애썼다. 이에 반해 도시산업선교회 계열의 노조가 들어서 있던 남화전자를 눈엣가시처럼 생각하던 정부는 노조를 와해시키려 폐업 처리를 강행했다.
조 씨 등 노조원들은 경찰의 ‘블랙리스트’에 올라 동향을 감시당했고 재취업도 번번이 막혔다.
조 씨 등은 2007년 민주화운동심의위에 명예회복신청을 했지만 노조위원장 이 씨의 명예회복 신청만 인정하고 자신들의 신청은 기각하자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원고들은 권위주의 정부의 노동기본권 탄압에 항거하면서 노조 활동에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활동함으로써 민주헌정질서의 확립에 이바지하다가 해직됐다”고 판시했다.
이어 “남화전자의 폐업은 경영상의 어려움보다는 원고들의 노동조합 활동을 막으려는 방편으로 진행됐다”며 “원고들의 해직을 민주화운동으로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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