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케터들의 정신적ㆍ경제적 자존심을 살리자는 취지로 만들었습니다. 어려울 때 고통은 전담하지만 정작 잘 될 때는 수익을 나눠가질 수 없는 영화 홍보ㆍ마케팅회사와 직원들의 사기를 살리기 위한 일이죠. 산업의 합리화라는 우리 영화계 과제 해결의 일환이기도 하다고 생각합니다.”

한국 영화계가 지난해부터 전례없는 호황기를 맞았지만, 빛이 드는 만큼 드리운 그늘도 짙다. 그 중의 한 부문이 영화 마케팅 전문 업계다. 영화사와 언론ㆍ미디어, 관객 사이에서 ‘핏줄’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작품과 관객 사이에서 기꺼이 ‘오작교’가 되는 역할이지만, 늘 배후에 가려졌다. 영화 흥행의 최전선에 섰지만, 전과(戰果)로부터는 언제나 소외받았다. 그들, 영화 홍보ㆍ마케팅 담당 전문인력들이 처음으로 제 목소리를 내고자 모였다. 한국영화사상 최초로 결성된 영화마케팅사협회가 지난 5월 30일 발족했다. 영화홍보사 영화인의 신유경 대표(45)가 초대 회장을 맡았다. 18개 회사, 93명의 대표 및 임직원들이 회원이다.

“홍보 및 마케팅 대행료 인상이 가장 시급한 일입니다. 제가 운영하는 회사도 매해 직원들의 임금을 6~10%씩 올리고 있지만, 영화의 투자배급사와 계약하는 대행료는 10년전부터 동결입니다. 직원 임금을 올려 줄 수 있는 홍보ㆍ마케팅 대행사가 대부분입니다. 그러다보니 직원들의 이직도 심합니다. 지금은 영화 개봉작이 많아 일이 없어 문닫는 회사는 없지만, 작품을 많이 할수록 빚이 늘어 폐업하는 곳은 적지 않습니다. 작년과 올해 간판을 내린 대행사들이 많아요. 한국영화는 잘 되고 있다는데, 일을 하는 사람 따로, 돈을 버는 사람 따로 인 것이죠.”

신유경 영화마케팅협회 회장<br />김명섭 기자 msiron@heraldcorp.com
신유경 영화마케팅협회 회장
김명섭 기자 msiron@heraldcorp.com
신유경 영화마케팅협회 회장
김명섭 기자 msiron@heraldcorp.com
신유경 영화마케팅협회 회장
김명섭 기자 msiron@heraldcorp.com 신유경 영화마케팅협회 회장 김명섭 기자 msiron@heraldcorp.com 신유경 영화마케팅협회 회장 김명섭 기자 msiron@heraldcorp.com

영화 홍보ㆍ마케팅 대행사는 작품의 기획에서 제작, 개봉까지 전략을 짜고, 시시콜콜한 뒷얘기까지 ‘아름답게’ 포장에 외부에 알리며, 배우ㆍ감독 인터뷰 및 무대 인사, 각종 대언론ㆍ관객 행사를 계획하는 등 영화를 찍는 일 빼놓고는 거의 모든 과정에 참여해야 한다. 투자배급사부터 배우, 감독, 기자는 물론, 가장 중요한 관객까지 이들에겐 모두 ‘갑’이다. 한국영화와 미디어의 변화 및 발전 속도에 따라 영화 홍보대행사의 업무량과 책임은 무한 증가했지만, 그 보상은 그대로거나 오히려 줄었다. 신 회장은 “대행료의 현실화 및 합리화, 표준화”를 가장 시급한 문제로 꼽았다.

신 회장은 이대 신방과 졸업 후 지난 1991년 영화 기획 및 카피라이터로 업계에 발을 들여 놓은 뒤 1999년 영화홍보사 영화인을 창립하고 ‘태극기 휘날리며’ ‘왕의 남자’ ‘아바타’ ‘해운대’ 등 작품을 흥행작으로 이끌었다. 신 회장은 “영화 마케터는 영화제작과 작품의 흥행전략에 문제가 있는 부분이 있다면 진단을 하고 ‘수술’을 할 수 있는 외과 의사 같은 역할”이라며 “한국영화의 발전과 변화에 맞춰 투자배급사를 비롯한 각 부문이 정당한 권리와 이익을 배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협회 결성의 목적”이라고 말했다.

이형석 기자/suk@heraldcorp.com

사진=김명섭 기자/msir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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