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금 조성 의혹’이재현 CJ회장 소환…수사 어떻게

“가능한 한 차례 조사로 끝낼것”

이재현 CJ 회장은 국내외 비자금 운용을 통해 510억원의 조세를 포탈하고 CJ제일제당의 회삿돈 600여억원을 횡령한 혐의와 일본 도쿄 아카사카 등지의 빌딩 2채를 구입하는 과정에서 회사에 350여억원의 배임을 저지른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이 회장은 또 임직원 명의로 된 차명계좌를 이용, 비자금을 운영하면서 서미갤러리를 통해 고가의 미술품을 구입하는 방법으로 비자금을 세탁하고 관리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이 회장은 이렇게 조성된 비자금을 이용, 해외계좌를 통해 ‘검은머리 외국인’ 행세를 하며 주식 투자에 사용해 이득을 남기고 비자금을 늘린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이날 조사와 관련해 “홍콩ㆍ싱가포르ㆍ한국 금융감독원 등에 요청한 차명거래 의심 계좌에 대한 자료를 아직 확보하지 못했지만, 다른 방법을 통해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며 “이 회장에 대해서는 가능한 한 한 차례만 조사할 생각이지만, 조사 과정에서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한 차례 더 조사하게 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이 회장의 ‘금고지기’로서 비자금 조성과 운용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다 구속된 신모 CJ글로벌홀딩스 부사장을 구속만기일인 26일께 기소할 방침이다. 또 이 회장의 고교 동기로 2000년대 초ㆍ중반께 회장 비서실장을 지낸 또 다른 금고지기인 김모 CJ 중국 총괄부사장에 대해서는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중국 공안당국과 공조해 추적 중이다.

이 회장이 검찰 조사를 마친 뒤 구속될지도 주목된다. 한상대 검찰총장시절에는 검찰이 기업 총수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꺼렸다. 그 결과 최태원 SK 회장, 김승연 한화 회장, 구자원 LIG그룹 회장 및 구본엽 전 LIG건설 부사장 등은 불구속기소됐다. 법원의 불구속 수사 기조에 맞추는 동시에 검찰 수사가 기업에 방해가 돼선 안된다는 논리였다. 한 총장의 재벌 친화적인 성격도 한몫했다는 평이다.

하지만 CJ 비자금 수사는 ‘재계 저승사자’라는 별명을 얻은 바 있는 특수통 채동욱 검찰총장 부임 후 이뤄지는 첫 재계에 대한 수사인 만큼 구속기소로 기조가 전환될 수 있다는 게 법조계 안팎의 분석이다. 국민의 경제민주화에 대한 열망이 뜨겁고, 불구속 기소한 재벌 총수가 줄줄이 법정구속된 부분도 검찰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이다.

검찰 관계자는 “구속영장 청구와 관련해 아직 방침이 정해진 것은 없다”며 “일단 이 회장을 소환 조사한 뒤 추가 조사 여부와 신병처리 방침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재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