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쓸하면서도 섬뜩한 그림이다. 붉은 털옷 차림의 소녀가 해골과 악수를 하고 있다. 해골 또한 소녀와 똑같은 털조끼를 입은 게 눈에 띈다.

이 기이한 그림은 필리핀 출신의 스타 작가 제럴딘 하비에르(43)의 작품이다. 간호대를 나와 간호사로 일하던 하비에르는 미술에의 열망을 지울 수 없어 뒤늦게 미술을 전공했다. 간호사 시절 죽음을 자주 목도했던 그는 인간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죽음을 성찰하며 작품에 이를 녹여내고 있다.

제주 천지연폭포에서 영감을 받아 그린 이 신작은 “어쩌면 죽음이 우리 등짝에 찰싹 붙어 있는 것 아닌가”하고 돌아보게 만든다.

이영란 선임기자/yrl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