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장처럼 차갑던 미스김이 눈물을 흘렸다. 만능인 줄 알았던 그가 중도에 포기하고 나 몰라라 내팽개치는 일도 있었다.

KBS2 월화드라마 ‘직장의 신’(극본 윤난중, 연출 전창근 노상훈) 속 계약직 미스김(김혜수 분)의 대반전이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미스김 신드롬’ ‘미스김 따라하기’ ‘미스김 능력을 사모하는 모임(미사모)’ 등 마니아 층을 형성, 대중들의 지지를 얻고 있는 미스김. 새롭게 드러난 2% 부족한 인간적인 면모로 매력을 더욱 부각시키고 있다.

미스김의 새로운 매력은 바로 휴머니즘.

바늘로 찔러도 피 한 방울 나지 않을 것 같던 그가 최근 방송분부터 부쩍 감정을 드러내고 있다. 눈물을 펑펑 쏟는가 하면, 회사 동료들의 말 한 마디에도 동요한다.

점심시간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나자 애꿎은 가방 지퍼를 열고 닫기를 반복, 진땀을 흘리고 신이 난 표정으로 갈매기에 과자를 던져주다 과자가 다 떨어지자 무정한(이희준 분)의 과자를 탐내는 등 기존의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인간적인 면모가 드러나기 시작한 것.

124개의 자격증을 소지, 언제 어디서나 불가능을 가능하게 만든 그가 급기야 “못하겠다”고 발을 빼는 일까지 생겼다.

수기계약서 작성 때 들통 난 악필, 엉망진창인 글씨체를 보고 스스로도 당황해 “손 글씨 자격증은 미처 못 땄다”며 고백한 것. 또 갑자기 연기를 뿜으며 멈춰 선 자동차를 수리하다가도 중도 포기, 카센터 명함만 던져 놓고 줄행랑을 치기도 했다.

지난달 30일 전파를 탄 ‘고과장의 시계는 거꾸로 간다’편에서 미스김의 눈물은 이 같은 대반전의 하이라이트로 꼽힌다. “밥 먹고 가라”는 고과장의 한 마디는 미스김의 강철 가슴도 울컥하게 만들었다. 이는 미스김의 과거 ‘김점순’의 가슴 아픈 사연과도 오버랩된다.

감정동요 없이 무표정하나로 일관, 지나치게 완벽해 거리감마저 느껴졌던 그의 인간적인 면모에 시청자들은 반색을 표했다. 만능 미스김을 보고 대리만족과 통쾌함을 느꼈다면, 인간적이고 약간은 허술한 미스김의 모습에선 공감과 웃음, 그리고 감동까지 느낀다는 의견이다.

회를 거듭할수록 깊이를 더하는 ‘직장의 신’과 주인공 미스김의 활약에 기대가 모아진다.

김하진 이슈팀기자 / hajin1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