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황혜진 기자]구로공단을 통해 대한민국 산업화를 이끌었던 노동의 역사현장 서울 구로구에서 건설사와 노동자들이 화장실을 매개체로 소통했다.

지난 1일 구로구 구로4동 자치회관에서는 박원순 서울시장, 이성 구로구청장, 정수현 현대건설사장 등 13개 건설사 관계자가 모여 남구로역 일대 새벽인력시장 근로자들을 위한 화장실 건립 MOU를 체결했다. 구는 부지제공 및 운영 관리, 시는 설계 및 건축 협의, 건설사는 화장실 건립 후 기부채납을 한다는 내용이다.

지하철 7호선 남구로역 일대 새벽인력시장은 1976년경 건설현장의 노동인력 공급자와 수요자들이 모여들면서 자연스럽게 형성된 곳이다. 37년간 인력시장의 기능을 수행해 오고 있으며 현재도 대부분의 노동자들이 건설현장에서 하루하루의 일자리를 찾고 생계를 이어나가고 있다.

하지만 이른 새벽에 시장이 열리는 데다 주변에 마땅한 화장실이 없어 노상방뇨 등의 문제로 인근 주민들의 민원이 발생하기도 했다. 민원을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이성 구청장은 서울시에 화장실 건립을 위한 지원을 요청했고 박원순 시장도 지원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약속했다.

민원 문제는 뜻밖에도 건설사들의 기부약속으로 해결됐다. 과거 구로구에서 부구청장을 지냈던 조성일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장과 회의에서 화장실 문제를 우연히 듣게 된 건설사 관계자는 “인력시장 근로자를 위해 화장실을 지어 기부체납하겠다”는 뜻을 전해왔다.

인력시장 화장실 건립과 관련해 이성 구로구청장은 “인력시장의 근로자들이 웃어야 대한민국의 경제가 살아난다”면서 “화장실 건립에 힘써준 박원순 시장, 건설사 관계자들,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 관계자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인사했다.

박원순 시장도 MOU 체결식 인사말을 통해 “선뜻 화장실 건립과 기부채납을 해주기로 하신 건설사 관계자들에게 감사하다”며 “건설사들을 위해 서울시도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박 시장은 지난 1~2일 1박2일간 구로구에서 현장시장실을 운영했다. 박시장은 1일 항동보금자리지구 방문을 시작으로 지역언론간담회, 지역현안설명회, 주민대표와의 대화, 지역현안 검토회의 등을 주재했으며 남구로시장, 가리봉동재정비촉진지구, 서부간선도로 지하화 사업장, 고척동 돔야구장 등 현장도 방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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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장, 이성 구로구청장, 건설사 관계자 등이 화장실 건립후 기부체납한다는 양해각서에 서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