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목고를 거쳐 이른바 ‘SKY’진학을 바라는 부모의 과욕이 영혼 없는 공부벌레를 키운다. 세상을 알기도 전에 내몰린 생존 경쟁에서 도태되고, ‘남과 다른 나’를 인정받지 못한 아이는 비뚤어진 길로 빠지기 십상이다.
‘5월은 푸르구나~ 우리들은 자란다~.’
온 세상이 연둣빛으로 변해 싱그럽다. 5월은 ‘가정의 달’이다.
‘아동 학대, 무서운 중딩(중학생), 가정 폭력, 청소년 자살, 가출, OECD 이혼율 1위, 버림받은 노인….’불행히도, 우리 가정의 현실은 5월만큼이나 밝고, 푸르지 않은 듯하다.
무엇보다, ‘중딩’ 자녀를 둔 대한민국 학부모들의 삶은 매일이 가시방석이다.
지난해 3월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했던 ‘대구 중학생 왕따 자살 사건’의 충격이 채 가시지 않았지만, 여전히 중딩 주연의 ‘왕따ㆍ학교폭력ㆍ자살’ 사건은 끊이질 않는다. 그때마다 정부는 고강도(?) 대책을 내놓지만, 청소년 일탈은 갈수록 도를 넘고 있다.
최근엔 초등학교 5학년 여학생이 또래 친구 머리에 락스를 붓고, 8시간 동안이나 폭행한 사건도 있었다. 무서운 중딩은 늘어만 가는데, 이젠 ‘초딩’ 일진까지 뉴스 메이커로 가세하는 형국이다. 하라는 공부는 뒷전인 채 보기에도 민망한 스키니에 귀걸이 타령이나 하고, 모바일 게임이나 카카오톡에 빠져 있는 중딩 아들을 볼 때면 소위 ‘꼭지가 돈다’는 아빠들이 많다.
그러나 요즘 돌아가는 형국을 보면, ‘왕따ㆍ자살ㆍ학폭(學暴)ㆍ가출’ 정도가 아닌 것만으로도 감사하며 살 일이다.
따지고 보면, 어린이날 놀이동산에서 뛰놀던 천사들을 이 지경으로 만든 것은 어른들 책임이다. 한창 뛰놀며, 미래의 꿈을 키워야 할 나이에 자기 덩치보다 큰 가방을 메고 학교에서 학원을 오가며 입시 전쟁에 내몰린다. 특목고를 거쳐 이른바 ‘SKY’ 진학을 바라는 부모의 과욕이 영혼 없는 공부벌레를 키운다. ‘삼강오륜’보다는 ‘AㆍBㆍC’를, 창의성을 키우기 보다는 획일적ㆍ주입식 위주의 교육이 덩치만 큰 괴물을 만든다. 세상을 알기도 전에 내몰린 생존 경쟁에서 도태되고, ‘남과 다른 나’를 인정받지 못한 아이는 비뚤어진 길로 빠지기 십상이다. 사회가 손가락질하는 무서운 중딩은 이렇게 만들어진다.
뛰는 전셋값에 아이들 학원비 마련하느라 맞벌이 전선에 내몰린 부모들은 돈만 벌면 가정의 행복을 지킬 수 있다는 착각에 사로잡힌 듯하다. 열심히 벌어, 비싼 과외 학원 보내면, 자녀의 미래가 보장될 수 있다고 믿는다. 하지만 정작 천금같이 소중한 자녀의 ‘행복하게 자랄 권리’에는 무신경하다. 자녀들은 ‘행복보다는 성적’에만 집착하는 부모에게 마음을 닫아버린다.
참교육을 부르짖던 학교도 무서워진 제자를 포기한 지 오래다. 대신, 노년을 보장할 연금을 위해 ‘오늘도 무사히’를 신봉한다. 위협이 될 만한 ‘문제아’들은 학교가 앞장서 제거한다. ‘대를 위한 희생’이란 명분아래, 피해 학생 부모들을 부추겨 제자를 헌신짝 버리듯 ‘강제 전학’시키는 일도 서슴지 않는다. ‘길 잃은 한 마리 양’의 앞날은 이미 스승들의 관심사가 아닌 듯하다.
대부분의 학교 폭력 피해자 부모들은 내 자식 괴롭힌 남 자식만 탓 한다. 하지만 진정 용서받지 못할 죄인은 도와달란 자식의 ‘SOS 신호’를 미리 알아채지 못한 부모 자신이다.
더 늦기 전에, 오늘부터 당장 작지만 소중한 일부터 시작하자. 적어도 일주일에 두세 번은 온 가족이 밥상머리에 둘러앉아 서로의 눈을 맞추고, 마음을 터놓고 사랑을 나누자.
test1001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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