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민상식 기자]일부 학원이 미국 대학입학자격시험(SAT) 문제를 유출한 정황이 포착돼 국내 시험이 연속 취소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자 서울시교육청이 문제 유출자를 사실상 ‘퇴출’하는 특단의 대책을 마련했다. 이에 따라 같은 대책이 전국으로 확대될지 주목받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26일, 검찰 수사가 종결될 때까지 새로운 SAT 교습과정 운영학원의 등록을 제한하고, 문제를 일으킨 학원이 설립자 명의나 위치만 바꿔서 재등록하는 행위도 금지하는 내용의 ‘SAT교습학원 정상화 대책’을 시행한다고 26일 밝혔다.
문제를 유출하고도 오히려 ‘족집게’로 소문나면서 인기 학원이 되거나 학원 간판만 바꿔달아 영업하는 현실을 고치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문제 유출사건이 발생된 이후 문제유출로 지목된 학원들이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는 상황에서 불법의 고리를 차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현재 학원의 영업은 물론,잠시 문을 닫았다가 간판이나 설립자 명의, 학원 위치만 바꿔서 다시 문을 여는 ‘꼼수’ 역시 이참에 완전히 뿌리 뽑겠다는 게 서울교육청의 생각이다. 실제로 지난 2008년에는 한 학원이 김포외고 입시문제를 유출한 뒤 폐쇄되자 옆 건물로 옮겨 버젓히 영업하다 헤럴드경제의 취재에 의해 적발되 등록 취소된 바 있다.
무등록 학원은 즉시 폐쇄 조치하고 불법 시설임을 알리는 게시문을 붙인다. 또 문제를 유출한 의혹을 받는 학원 12곳에 대해서는 오는 27일부터 31일까지 집중 점검을 시행한다.
또 여름방학을 맞아 유학생들이 일시 귀국해 학원에 몰리는 6∼8월에는 시내 전체 학원을 상대로 특별점검을 하기로 했다. 현재 시내에 등록된 SAT학원은 모두 63개로 모두 강남지역에 있다.
SAT 문제가 유출됐다는 정보를 입수하면 사법기관 수사를, 교습비 등을 과도하게 받는 학원은 세무조사를 의뢰하는 등 관련 기관과의 공조체제도 강화한다.
서울교육청은 지난 24일 이런 내용을 담은 공문을 SAT학원이 밀집한 강남교육지 원청에 보냈고, 다른 지역청에도 구두 전달했다.
28일 오전에는 종로구 본청에 SAT 학원장들을 불러 문제 유출에 개입하거나 불법유출된 문제를 수강생들에게 가르치지 않고, 부정행위가 적발되면 형사처벌을 감수하겠다는 내용의 각서를 받는다.
한편 SAT주관사인 칼리지보드(College Board)는 시험문제 유출 정황이 포착되자 국내의 5월 시험과 6월 생물시험을 취소한데 이어 지난 25일에는 일부 응시생의 시험자격을 박탈했다. 26일 SAT 주관사인 칼리지보드(College Board)와 미국교육평가원(ETS)에 따르면 칼리지보드는 지난 25일 새벽 일부 한국 학생들에게 보안상의 이유로 다음 달 1일로 예정된 SAT 시험을 볼 수 없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다.
이런 이메일을 받은 학생이 몇 명이고 정확히 어떤 이유 때문인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ETS 코리아 관계자는 “미국 본사에 서면 문의한 결과 공정하고 객관적인 이유로 이런 결정을 내렸으며 이메일을 받은 학생은 우리나라가 아닌 다른 국가에서도 시험을 칠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시험이 취소된 응시자도 다음번 시험은 정상적으로 치를 수 있고, 취소 결정에 항의할 경우 주관사 측에 연락하도록 조치했다”고 덧붙였다.
이메일을 받은 않은 학생은 예정대로 시험을 볼 수 있다.
앞서 칼리지보드는 국내 일부 학원이 시험문제를 유출한 정황이 포착돼 5월 시험과 6월 시험 중 선택과목인 생물시험을 취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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