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양규 기자]예전 보험 영업은 큰 가방에 명함 들고 이곳 저곳을 정처 없이 돌아다니며 만나는 사람들에게 무턱대고 보험상품 책자를 내미는 게 전부였다. 더구나 큰 병에 걸리거나 죽으면 보험금을 얼마 주겠다는 말을 해야 한다는 것도 쉽지 않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기분 좋을 리 없었고, 결국 문전박대 받는게 다반사였다. 오랜만에 보기로 한 친구를 만날때도 왠지 신경이 쓰였고, 보험영업을 한다는 친구를 만난다는 것도 왠지 모르게 부담스런 일이었다. 항상 웃어야 하는 그들이지만 한구석에는 직업으로 인한 애환이 자리잡고 있다. 좋은 싫든 사람도 수 없이 만나야 한다. 무례한 고객에게도 결코 웃음을 잃어선 안된다. 무관심과 냉소를 극복하지 않고서는 결실을 얻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런 시련을 극복해야 실력을 갖춘 진정한 프로영업인으로 변신을 꾀할 수 있다.
지난 2000년 초반만 해도 보험설계사란 직업은 보험 상품을 팔러 다니던 일명 보험아줌마라는게 사회적 인식이었다. 집안이 어려워 생계를 이끌어 나가야 한다는 부담에 주변사람들의 권유로 나서게 된 보험 영업은 생애 설계란 구체적인 플랜을 제시한다기보단 그저 밥벌이를 위한 노동의 일부로 여겨졌다.
하지만 보험아줌마로 통칭됐던 보험 설계사의 시대는 막을 내렸다. 연봉 수억원의 고액 사업가로 변신하는가 하면, 보험상품만이 아닌 펀드 등 각종 금융상품을 고객 니즈에 맞춰 종합설계해주는 전문가로 거듭나고 있다.
주위의 시선도 많이 달라졌다. 보험의 중요성이 널리 인식되면서 보험설계사라는 직업의 위상도 전문직종 종사자로 자리잡고 있다. 보험설계사란 호칭도 지난 2000년 중반부터 파이낸셜 플래너(FP)를 비롯해 FC(파니낸셜 컨설턴트), LP(라이프 플래너), RC(리스크 컨설턴트) 등 각 보험사별로 세련된 칭호로 바뀌었다.
역할이 광범위해지면서 높은 수준의 금융지식으로 무장하는 것도 필수가 됐다. 단조로운 교육보험과 종신보험 등 단순한 보험설계외에 변액보험과 같은 까다롭고 복잡한 상품을 판매하기 위해서는 판매 자격증 취득은 물론 세계적인 경제흐름을 꿰뚫어볼 수 있는 안목을 가져야 한다. 즉 종합적인 재무컨설팅을 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금융지식 등 재무적 지식으로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해마다 4~5월이면 보험사들은 연도 대상식을 개최한다. 지난 한해동안 활동한 보험설계사의 노고를 위로하고 치하하기 위해서다. 몇 해전만 해도 설계사의 대량 유입과 대량 탈락이라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질적으로 연고 모집이 많았던 탓이다.
그러나 요즘은 보험사 스스로의 관리 강화와 함께 설계사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으로 재무전무가로 육성되고 있다. 젊음과 패기, 전문성으로 무장한 남성들의 진출이 눈에 띠는 것도 주목할 만한 변화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돈벌이를 위해 보험영업을 해온 것과 달리, 제 2의 인생 설계를 위해 도전해 볼만한 직업”이라며 “특히 자신의 노력여하에 따라 성과가 달라지는 만큼 동기부여가 확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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