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년만에 또다른 도전…‘ 조용필과 위대한 탄생’ 리더 최희선
‘위대한 탄생’ 옷을 벗어던지고 앨범 제작에 1년 3개월간 몰두
음악적 노정 담은 12곡 연주곡 13일 ‘미르’서 첫 단독 콘서트
앞으로 2집·3집 계속이어질 것 이것이 바로 내 ‘어너더 드리밍’
조용필의 백밴드 이상의 절대적인 위상을 누리고 있는 ‘위대한 탄생’. 최희선(52)은 무려 20여 년째 밴드의 리더이자 기타리스트로 활동해 오고 있다. 속칭 ‘끝판왕’ 기타리스트인 그가 ‘위대한 탄생’의 옷을 벗고 처음으로 온전히 자신의 이름으로 자신만의 음악을 담은 앨범을 지난달 28일 내놓았다. 데뷔 36년 만에 첫 솔로 앨범 ‘어너더 드리밍(Another Dreaming)’을 발표한 최희선을 서울 동교동 연습실에서 만났다.
왜 이렇게 첫 솔로 앨범이 늦어졌냐는 질문에 최희선은 “‘위대한 탄생’의 리더로서 해야 할 일들이 늘 많았고, 완벽주의자적인 성격 때문에 앨범을 쉽게 내기 어려웠다”며 “마침 지난해 형님(조용필)이 데뷔 45주년 준비에 매진하게 되는 바람에 오랜만에 개인적인 시간을 낼 수 있었다”고 답했다. 이어 그는 앨범 타이틀을 ‘어나더 드리밍’으로 정한 이유에 대해 “나이 50이 넘으면 내 연주 앨범 하나를 갖는 것과 록 페스티벌에서 상의를 탈의한 채 연주하는 것이 꿈이었다”며 “앨범 발매의 꿈은 이뤘으니 이제 벗는 일만 남았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너스레와는 달리 최희선은 1년 3개월의 시간을 온전히 앨범 제작에 쏟았다. 앨범엔 그간의 음악적 노정을 고스란히 담은 12곡의 연주곡이 실려 있다. 군더더기 없이 시원하게 질주하는 헤비메탈 ‘뱀’ ‘파워 게이트(Power Gate)’, 바로크메탈을 연상시키는 스케일을 연주하는 기타와 건반의 대결이 인상적인 ‘선더 스톰 플라워(Thunder Storm Flower), 탁 트인 풍경 같은 선율로 앨범에 숨쉴 곳을 제공하는 ‘희망가’ ‘하늘을 보고’, 퓨전재즈풍의 유쾌한 연주와 편곡이 돋보이는 ‘동물농장’, 슬로 템포 속에서도 애잔하고도 끈적끈적한 톤으로 격정하는 ‘여명의 강’ ‘리멤버(Remember)’ ‘비연’ 등 장르 또한 블루스부터 헤비메탈까지 그가 무대에서 연주해온 곡들만큼 다채롭다. 조용필을 향한 헌정곡 ‘사운드 오브 문(Sound of Moon)’, 이중산ㆍ엄인호ㆍ이성열ㆍ김마스타 등 오랜 음악적 동료들과 함께 10분 가까이 잼(즉흥연주)을 벌이는 보너스 트랙도 즐겁다.
음악 시장이 극도로 침체된 현재 상황에서 온전한 정규앨범, 그것도 연주곡만을 담은 앨범을 발표하는 것은 모험에 가깝다. 최희선은 “노래와 가사가 없어도 듣기 좋은 연주곡이 있음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아무리 음악 시장이 열악해도 좋은 연주라면 충분히 대중의 공감을 살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1977년 데뷔 후 ‘최헌과 불나비’ ‘불새’ ‘신’ 등의 밴드를 거친 최희선은 이후 세션과 프로듀서로 활동하다 1993년부터 ‘위대한 탄생’에 합류해 지금까지 팀을 이끌고 있다. 비록 ‘국가대표 급’ 밴드에서 리더로 활동 중이지만 자기 음악에 대한 아쉬움은 없었을까? 최희선은 “명품 ‘루이비통’ 가방을 만드는 디자이너들이 자기 이름이 드러나지 않는다고 불만을 갖는 경우는 없다”며 “‘위대한 탄생’ 안에서 내 손길이 닿은 많은 곡들이 사랑을 받았기 때문에 그것으로 충분히 만족한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최희선은 오는 13일 서울 용산아트홀 대극장 미르에서 생애 첫 단독 콘서트를 연다. 이날 공연엔 타미(Tamy) 등 젊은 후배 뮤지션들과 제자들이 함께 게스트로 무대에 오른다.
첫 앨범은 늦었지만 다음 앨범을 위한 기다림은 길지 않을 전망이다. 최희선은 “‘사의 찬미’부터 ‘강남스타일’까지 한국인이 좋아하는 노래들을 내 스타일로 연주한 음반을 내고 싶다”며 “앞으로 밴드를 만들어 2집, 3집까지 계속 이어나갈 것이다. 나는 아직 배가 고프다. 이것이 내 ‘어너더 드리밍’이다”고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정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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