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병기 기자]‘나 혼자 산다’는 1인 가구 453만명 시대에 ‘나홀로족’ 연예인의 삶을 가감 없이 보여주고 있는 다큐예능이다. 무엇보다 멤버 구성이 기막히다. 이성재와 김태원은 기러기아빠이면서도 스타일은 완전히 다르다. 애완견 ‘에페’와 함께 사는 이성재가 환율에 민감하고, 김태원이 번데기에 집착하는 모습은 공감을 주거나 재미있게 다가온다.
외모에서 풍기는 이미지와 달리 집 안을 어지럽게 해놓고 사는 서인국, 핑크색 ‘헬로키티’ 침구를 사용하며 의외로 깔끔한 홈보이 데프콘, 노총각의 애환이 스며들어 있지만 홈쇼핑을 즐기는 등 나름 독신의 외로움과 서러움을 극복하는 방법을 아는 김광규, 정리정돈의 귀재 노홍철의 모습은 취향이 다른 시청자에게도 공감하게 한다. 서인국이 딸기를 상자에서 꺼내지도 않은 채 물을 넣어 한 번 흔든 뒤 그대로 먹는 모습은 금세 화제가 됐다. 향후 혼자 사는 여성까지 출연하면 더욱 흥미로워질 전망이다.
‘나 혼자 산다’는 6명의 출연자 각자의 삶을 그대로 보여준다. 서로 독립된 이 모습이 방송의 70~80% 정도를 차지한다. 무지개회로 이름을 정한 이들은 평소 서로에게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나 채팅방을 통해 소식을 나누고 살림정보도 공유한다. 그러다가 첫 회 노홍철의 집에서 만나 서로 ‘회원님’으로 부르면서 음식을 먹고 대화를 나누고, 방귀를 끼기도 하는 등 일반 사람들과 똑같은 모습을 보였다.
노홍철의 집에서 만나자고 할 때 가기 싫어하는 태프콘의 모습도 공감이 갔고, 집에서 TV를 켜고 밥을 먹으면 혼자 먹는다는 느낌이 사라진다는 한 ‘회원님’의 말도 공감이 갔다. 가구를 옮길 때 ‘독거남’임을 실감한다고 했다. 별로 연예인 같지가 않다. 독거하는 이들의 모습은 왠지 짠하다.
혼자 살면 한없이 그립다가 막상 다른 사람(회원)이 방문하면 달갑지 않을 수 있다. 5일 방송은 무지개 회원을 한 명씩 초대해 손님이 왔을 때의 불편한 점을 체험하게 했다. 게다가 스타일과 취향이 너무 다른 사람이 왔다면 더욱 힘들어진다. 집을 거의 쓰레기 더미처럼 해놓고 사는 서인국은 집을 카페처럼 해놓고 사는 노홍철의 방문을 받아 청결도를 집요하게 지적하는 노홍철로 인해 힘든 시간을 보낸다. 이성재는 데프콘의 집을 방문하고, 김태원은 김광규 집에서 함께 식사를 하며 서로의 취향 차이를 보여주었다. 다른 사람이 찾아오면 좋기도 하지만 불편한 것도 많이 있음은 모두가 공감하는 바다.
KBS ‘공부하는 인간-호모 아카데미쿠스’에서는 공동체를 중시하는 한국은 외부와 단절된 채 혼자 공부하는 반면 개인주의가 발달한 서양에서는 오히려 공부할 때 모여서 토론하는 문화를 가지고 있음을 지적했다.
가족과 함께 사는 학생이 밀실에 갇히게 된다면, 가족이 없거나 가족과 떨어져 사는 독거인들은 더 말해서 무엇하랴. 외롭기도 하지만 삶의 의욕과 재미를 찾는 1인 가구의 삶은 예능의 주제가 되기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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