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성연진 기자]‘저성장, 저금리, 고세금, 고령화’가 투자 심리를 갈수록 보수적으로 바꾸고 있다. 이에 국내 증시에선 돈이 빠지고 절세 상품으로 투자자금이 몰리는 형국이다. 수익을 올릴 곳은 마땅치않은데 과세 기준이 엄격해지자, 투자자금이 세금을 피해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표적인 절세상품인 브라질채권과 월지급식 주가연계증권(ELS)으로 1분기에 각각 1조원이 넘는 투자자금이 몰렸다. 물가연동국채까지 확대하면 이들 세가지 절세 상품으로만 2조6800억원의 자금이 흘러들어왔다.▷표 참조
브라질국채는 한국ㆍ브라질 조세협약에 따라 이자소득, 자본차익, 환차익 등이 모두 비과세되는 상품이다. 월지급식ELS는 수익을 매월 나눠 받기 때문에 세금을 피할 수 있는 상품으로 알려져있다. 예컨대 1억원을 ELS에 투자해 25%의 수익을 올린 경우, 만기에 한꺼번에 지급받으면 2500만원으로 금융종합소득과세 대상이 되지만 월지급식으로 매월 나눠받으면 이를 피할 수 있다.
절세 상품이 인기를 얻으면서 한국투자증권은 신탁만 하던 브라질채권에 대해 2월 중순부터 중개에도 나섰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 1분기에 브라질국채로 몰린 자금이 지난해 하반기 6개월간의 10배에 달한다. 이 회사는 월지급식ELS도 지난해 1분기 7개 상품에서 배가 넘는 15개 상품으로 설정을 늘리며 4배 가까이 판매규모가 늘었다.
업계는 시장 변동성과 높은 세금에 부담을 느낀 자산가들이 수익보다 위험을 낮추는 방향으로 투자패턴을 바꾸고 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브라질 채권은 절세 외에도 해외로 장기간 분산 투자를 하면서 포트폴리오상 위험을 줄이는 효과도 지닌다. 브라질 뿐 아니라 인도, 터키 등 신흥국 채권에 금융투자업계와 투자자의 관심이 커진 것도 이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달 업계 최초로 인도 국채 판매에 나선 동양증권은 하루만에 472억원어치를 완판했다. 인도 국채는 일반과세는 적용되나 단기외환거래에 부과되는 토빈세가 없다. 월지급식ELS 역시 투자자들이 ‘안정적 수익’을 중시하면서 원금보장형이 인기다.
남경욱 삼성증권 SNI강남파이낸스센터 PB팀장은 “고객들이 시장변동성에 상당히 부담을 느끼고 있어, 원금은 지키면서 8~10% 수익률 정도로 기대수익률을 낮추고 있다”고 말했다.
장기금리 인상으로 가격이 하락하기는 했지만 물가연동국채 역시 여전히 투자자금이 모이는 추세다. 물가상승률에 따라 원금이 증가하는 물가채는 물가가 오를수록 원금이 늘고 원금상승분은 비과세다. 미래에셋증권은 국내 물가채 판매가 1월 75억원에서 2월과 3월은 각각 90억원 수준으로 늘었다.
임주혁 한화투자증권 르네상스지점 마스터 프라이빗뱅커(PB)는 “대북 리스크 고조와 대외 경제 불안으로 안정적인 상품에 대한 선호가 두드러진다”면서 “저금리 장기화와 기준금리의 추가 인하 전망으로 인해 원금 보장형 ELS 상품으로 투자를 많이 하는 편”이라고 전했다.
yjsu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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