市 부실시공 지적 동작구 대처안해
‘하인리히 법칙’. 대형사고가 일어나기 전 수많은 징후들이 나타난다는 것을 통계로 밝혀낸 법칙이다. 사고로 중상자 1명이 나오면 이전에 경상자 29명이 있었고, 또 부상을 당할 뻔한 잠재적 부상자가 300명이 있었다는 통계다. 그래서 1:29:300 법칙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11일 오후 발생한 서울 사당종합체육관 공사장 지붕 붕괴사고가 ‘하인리히 법칙’을 연상케한다. 사당체육관 공사를 발주한 동작구청은 이미 지난해 9월30일 서울시의 ‘건설공사장 기동점검’에서 부실 징후 10곳을 통보받지만 후속조치는 미흡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당시 외부전문가와 사당체육관 공사현장을 둘러보면서 품질과 안전 분야에서 각각 5가지 문제점을 발견했다. 특히 이번 붕괴사고의 원인으로 추정되는 동바리(지지대) 부실시공에 대한 지적도 있었다. 서울시는 기동점검에서 지하 1층 동바리가 상하부에 고정되지 않은 것을 지적하고 재시공을 주문했다.
또 코너 부분 슬라브(철근 콘크리트 구조 바닥)에도 콘크리트 타설 작업 후 균열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서울시는 버팀목의 해체 시기를 검토해 계획을 수립할 것을 주문했지만 동작구청은 한달 넘게 ‘조치중’이라는 답변만 해오다 서울시로부터 재통보를 받기도 했다.
시공사 측은 설계도면과 달리 계단실 옹벽 철근 피복 두께를 3㎝에서 0㎝(피복을 안한 것)로 시공하는 등 부실하게 공사를 진행하다 서울시에 적발됐다. 아울러 공사장 안전사고 예방의 가장 기본조치인 자재 및 위험물 관리도 제대로 하지 않았고, 공사장 인부를 위한 안전통행로도 확보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철골 구조 문제로 지붕의 하중을 견딜 수 없어 동작구청에 구조 변경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결국 동작구청의 부실시공 방치와 서울시의 안전관리 소홀이 사고를 부른 셈이다.
하지만 서울시와 동작구청은 이번 공사가 ‘책임감리제’로 운영되고 있는 만큼 1차적인 책임은 없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법원 판례에 보면 책임감리제를 도입한 발주처는 감리원이 현장에 상주하는지 등 형식적인 사항에 한해 감리원을 지도ㆍ감독할 책임이 있을 뿐 공사에 대한 실질적인 감리 책임은 없다.
다만 발주처가 사고 발생을 충분히 예견하고 방지할 수 있는데도 그대로 방치해 인명사고가 발생하면 ‘업무상 과실치사상의 책임’을 부담할 여지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같은 맥락으로 사당체육관 사고를 미리 예방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서울시와 동작구청의 책임 소재를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편 동작구청은 사당체육관 건립과 관련,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50억원의 특별교부금(시비)을 지원받았다. 동작구청은 지난 7일에도 서울시에 특별교부금 20억원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진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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