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가면 새누리당하고 다른 게 뭐냐.” “대북 평화기조는 민주당 정체성의 핵심.” “그 사람은 우리당 사람도 아니잖냐.”

민주통합당 전대준비위원회 산하 ‘강령ㆍ정책분과위원회’가 자유무역협정(FTA) 재검토 문항 삭제, 중도노선 강화, 대북 인권문제 언급 방안 등을 내놓자 사석에서 쏟아진 민주당 의원의 발언이다. ‘또 내홍’이다. 자주 보던 풍경이라 어색하지 않아 좋다.

그나마 이상민 위원장(2011년 12월 민주당 입당)이 자유선진당 출신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우리당 사람이 아니다’는 주장은 독특해 눈길을 끈다. 민주당 당명에 ‘통합’을 붙인 이유는 여러 세력이 합쳤다는 의미일텐데, ‘우리’와 ‘너’를 구분하는 편가르기 행태는 여전하다. 사석에서의 폭언이 공식화하는 추세다.

범친노진영에서는 “좌편향 정책 때문에 패배했다는 것은 근거없는 주장” “민주당의 노선과 정체성은 진보개혁 노선”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이대로 가면 ‘노선 변경’이 또다른 범친노ㆍ주류 인사가 ‘반김한길 깃발’ 아래 모이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전당대회가 있는 5월 4일은 전쟁 D데이다. 비주류와 주류가 갈려 똘똘 뭉칠 기미를 보이고 있다. ‘다 이긴 선거’라던 두 번의 선거에서 대패한 다음에도 구태인 ‘계파 갈등’이 또다시 재연되면서 당 밖에선 ‘아직도 나눠먹을 게 있나보다’며 혀를 끌끌 찬다.

아직도 대선 패배의 책임을 떠넘기는 민주당의 행태를 보면서 국민은 ‘분노’를 넘은 ‘처연함’을 느낀다. 인사잡음과 사당화 논란에도 불구하고 대통령과 새누리당 지지율은 40% 안팎을 넘나들지만, 민주당 지지율은 10%대로 떨어진지 3개월째다. 만들어지지도 않은 ‘정치 초등생’ 안철수 신당의 지지율은 민주당 지지율의 배가량 된다.

새누리당은 디도스 사태, 국회의장 사퇴 등으로 당이 위기에 처했을 때 일사분란하게 움직였다. 당색을 빨간색으로, 당명도 다소 어색했던 ‘새누리당’으로 바꿨다. 민주당은 무엇을 바꿀 수 있을까. ‘노선’이 ‘정체성’이었던 것은 1980년대 운동권 학생의 사고다. 민주당이 좋아하는 ‘서민’은 정치적 노선 투쟁에 관심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