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 아동으로 구성된‘ 밀알첼로앙상블 날개’

23일 예술의 전당서 콘서트 ‘끼익’ 쇳소리 간간히 들리지만 완벽한 공연위해 진지함이 가득…

첼로통해 함께 사는 방법 터득 “감동·사랑 나누는 자리 됐으면”

활을 쥔 손이 가늘게 떨린다. 활의 떨림은 현을 지나 따뜻하고 부드러운 첼로 소리로 바뀐다. 하지만 공간을 울리는 소리는 다소 서투르고 투박하다. ‘끼익’ 쇳소리도 간간이 들린다.

지난 18일 오후 서울 강남구의 밀알학교. 첼로를 연주하는 1시간 내내 신동민(17)군의 표정은 서툴지만 진지했다.

태어날 때부터 발달장애를 가진 동민 군은 오랜 시간 주의를 기울이는 데 어려움이 있다. 그러나 첼로를 연주하는 시간만큼은 예외다. 동민 군의 어머니는 “연주를 할 때 동민이는 눈과 손과 머리로 집중합니다. 보기 드문 모습 중에 하나죠”라며 미소를 지었다.

‘밀알첼로앙상블 날개’가 오는 23일 공연에 앞서 첼로 합주 연습에 몰두하고있다.
‘밀알첼로앙상블 날개’가 오는 23일 공연에 앞서 첼로 합주 연습에 몰두하고있다.

지난해 10월 동민 군은 발달장애 아동으로 구성된 국내 최초의 첼로 오케스트라 ‘밀알첼로앙상블 날개’에 3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당당히 합격했다. 합격한 뒤로 동민군을 비롯한 ‘날개’ 단원들은 일주일에 2~3회씩 개인, 그룹, 전체 레슨을 무료로 받고있다. ‘날개’는 오는 23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에서 밀알복지재단 주최로 열리는 콘서트에도 참여해 연주자로 당당히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날개’의 총지휘는 첼리스트 오새란(32ㆍ여) 씨가 맡았다. 그는 “처음 첼로를 배울 때 화를 내거나 짜증을 내던 발달장애 아동들이 이제 지휘에 맞춰 연주를 들으며 함께 연주해 나가는 것을 지켜보니 흐뭇하다”고 말했다. 그는 “함께 첼로를 연주하면서 함께 사는 방법을 배우고, 규칙을 터득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동민 군과 함께 공연을 준비하는 정운석(17) 군의 어머니 한가연(69) 씨는 “첼로 연주를 통해 운석이가 다른 사람들과 관계 맺는 법을 배우기 시작한 것 같다”고 말했다.

공연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진도는 더디다. 하지만 날개단원들에게는 무대 위 연주의 완성도가 목표의 전부일 수 없다. 오 씨는 “보여주기 위한 공연이 아니라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소통을 하면서 어우러지는 자리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아이들의 공연을 통해 감동과 사랑을 나눌 수 있는 자리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상범ㆍ이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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