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예선1라운드 B조 2차전 한국, 호주 6-0 꺾고 1승1패 대만 6점차 이겨야 자력 8강
장원준 선발 필두 마운드 총동원 이승엽·김현수 좌타자 활약 기대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나선 한국 야구 대표팀이 호주를 꺾으면서 2라운드 진출 희망을 이어갔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지난 4일 대만 타이중 인터컨티넨탈 구장에서 열린 1라운드 B조 2차전에서 경기 초반 터진 이승엽의 2루타 두 방 등에 힘입어 호주를 6-0으로 이겼다. 한국은 5일 저녁에 열리는 3차전 대만과 경기를 무조건 잡아야 2라운드 진출을 바라볼 수 있다.
▶좌타자들이 지핀 희망의 불씨=호주 전 승리는 단순히 1승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무엇보다 1차전 네덜란드 전에서 4안타 빈공에 허덕인 타선이 모처럼 이름값을 했다. 특히 좌타자들의 활약이 빛났다. 1~5번 상위타선 가운데 이날 좌타자는 1번 이용규와 3번 이승엽, 5번 김현수 등 3명이었다.
이용규는 이날 3타수 2안타 2볼넷으로 톱타자 역할을 톡톡히했다. ‘국민타자’ 이승엽의 존재감은 누구보다 빛났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 때부터 대표팀 중심타선으로 활약하며 위기의 순간마다 화력쇼를 펼친 이승엽은 이날 경기에서 1회부터 2루타를 터뜨리며 공격의 물꼬를 텄다. 1, 3번이 차려놓은 밥상은 김현수가 거둬들였다. 이날 세명의 좌타자가 뽑아낸 점수는 3점, 안타는 6개로 전체(6득점, 11안타)의 절반에 해당한다.
대만은 3차전 선발로 좌완 양야오쉰을 예고해 타격감이 살아난 한국 좌타라인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
▶오늘이 아니면 기회는 없다, 마운드 총력전=류 감독은 대만 전 선발의 중책을 왼손 장원준에 맡겼다. 지난해 프로야구 ‘골든글러브’ 수상자 장원삼을 제치고 그가 깜짝 발탁된데는 그만큼 장원준의 컨디션이 최고라는 뜻이다.
장원준이 한계투구수(65개)까지 책임져주면 나머지는 불펜의 몫이다. 호주 전에서 일찌감치 승리를 확정지은 덕분에 지난 두 번의 경기에 선발로 나선 윤석민과 송승준을 빼고 나머지 불펜은 총동원할 수 있다. 박희수는 호주 전에서 송승준에 이어 올라 안타 하나를 내줬지만 삼진 두 개로 상대 타선을 돌려세웠다. ‘돌부처’ 오승환 역시 9회 마지막 수비에서 삼진 두 개로 깔끔하게 경기를 마무리했다. 네덜란드 전에서 부진했던 노경은도 호주 전에서 자신감을 되찾았으며 정대현의 구위는 여전히 위력적이다.
▶B조 최강 대만은?=이번 대회 A, B조를 통틀어 1라운드에서 가장 두드러진 팀은 단연 대만이다. 자국 국민의 열광적인 응원을 등에 업은 대만은 팀타율이 0.283으로 쿠바(0.333)에 이어 2위를 달릴 정도로 화끈한 야구를 선보이고 있다. 0.227에 그친 한국과 비교된다. 2루타 이상 장타는 7개, 홈런도 2개나 때려내 ‘한 방’에 경기 흐름을 뒤집을 수 있는 능력도 갖췄다. 네덜란드전에서 투런홈런을 포함 3타점을 터뜨린 톱타자 양다이강과 펑정민-린즈셩-추쯔치로 이어지는 클린업 트리오까지 한순간도 경계를 늦출 수 없다.
반면 마운드는 앞선 1, 2차전에 비해 약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원-투 펀치’ 왕첸민과 판웨이룬이 선발로 나선 탓에 한국 전에 나설 수 없다. 한국 전 선발은 양야오쉰. 일본 프로야구 소프트뱅크에서 불펜요원으로 뛰는 양야오쉰은 올 시즌을 마치고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리는 선수다. 소프트뱅크에서 통산 5승5패 평균자책점 3.08을 기록했다. 시속 150㎞에 이르는 직구가 무섭지만 제구가 불안하단 약점이 있다.
▶반드시 크게 이길 것=호주 전 승리로 한국은 회생의 발판을 마련했지만 아직 확정된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유불리의 차이만 있을 뿐, B조 전체의 운명은 5일 결정된다.
현재까지 가장 유리한 팀은 대만(2승)이다. 최약체 호주(2패)를 상대할 네덜란드(1승1패)도 2라운드를 낙관하고 있다. 1승1패를 기록하고 있는 한국이은 무조건 대만을 이겨야 한다. 여기서 네덜란드-호주 전이란 변수가 끼어든다. 만약 호주가 네덜란드를 잡고 한국 역시 대만을 꺾으면 승자승 원칙에 따라 한국은 조1위로 다음 라운드에 오른다.
네덜란드가 호주를 이긴다면, 한국은 대만을 6점차로 이겨야만 한다. 객관적인 전력상 네덜란드의 승리가 유력해 사실상 이 시나리오대로 흘러갈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되면 한국과 대만, 네덜란드는 모두 2승 1패로 동률을 이룬다. 세팀이 동률이라면 승자승 원칙 적용이 불가능해 ‘팀 퀄리티밸런스’(TQB)를 따져야 한다. 이는 각 팀 간 경기의 ‘(득점/공격이닝) - (실점/수비이닝)’ 수치를 계산해 순위를 가르는 방식이다. 한 마디로 대승을 거둬야 한단 뜻이다. 한국은 현재 -5로 가장 불리하다. 네덜란드는 0, 대만은 +5로 가장 앞서 있다. 때문에 한국이 대만을 6점차 이상으로 꺾으면 한국의 득실이 대만을 앞서게 돼 2라운드에 오를 수 있다. 만약 5점차로 대만을 이기면 다시 자책점을 따져야 하는 복잡한 상황이 된다.
김우영 기자/
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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