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유명 TV 토크쇼의 미남 사회자와 TV 프로듀서가 북한 최고지도자의 암살 계획에 연루되서 벌어지는 코미디’.
최근 미국 콜롬비아 픽처스는 할리우드 톱스타 세스 로건과 제임스 프랑코를 주연으로 하는 새로운 영화 제작 계획을 발표했다. ‘더 인터뷰’라는 제목의 코미디영화로 북한 최고 지도자의 암살 계획을 소재로 작품이다.
최근 북한의 핵실험으로 군사적 긴장에 휩싸인 국제정세가 연일 전세계 TV 뉴스를 장식하고 있지만, 한편에선 NBA 농구 스타 출신의 데니스 로드먼이 북한을 방문해 김정은 국방위원장과 만난 사실이 전세계적인 화제가 되면서 각종 TV 쇼에서 단골 우스개 거리가 되고 있다. 이에 편승해 기획된 작품이 ‘더 인터뷰’다. 이를 두고 미국의 한 영화전문인터넷 사이트에선 “데니스 로드먼이 영화 출연 기회를 얻을 지도 모르겠다”며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최근 할리우드 영화에서 북한이 과거의 소련과 동유럽, 중국 등을 잇는 ‘주적’이자 ‘악당국가’로 떠오르고 있다. 공교롭게 북한의 핵 위협이 연일 이슈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 테러리스트가 미국을 도발하는 액션 영화 ‘올림푸스의 함락’(Olympus has fallen)이 22일 개봉했다. 영화는 ‘백악관 버전의 ‘다이 하드’ 아류쯤으로 평가를 받고 있지만, 최근 국제 정세와 맞물려 남다른 화제를 낳고 있다. 킬링타임용 액션 영화 리뷰에 인색하던 미국 주요 언론들도 개봉에 맞춰 큼지막한 기사로 보도했다.
이 작품에서 북한 전투기가 워싱턴 상공에 나타나 미국 수도에 무차별 공습을 퍼붓고 함락시킨다. 백악관을 방문한 남한 외교관을 접대하던 미국 대통령과 주요 장관들은 지하 벙커로 피신을 하는데, 이 때 남한 외교사절단 중 신분을 위장한 북한 테러리스트들이 포함돼 있었다. 이들이 미국 대통령과 정부인사들을 인질로 잡고 고문하며 미국 핵무기 암호를 요구한다는 내용이다. 북한의 도발, 핵전쟁 위기 등의 소재를 미국 애국주의에 버무린 액션 영화다.
영국에서는 역시 할리우드 영화 ‘레드 던’이 때맞춰 지난 15일 개봉해 화제가 되고 있다. 이 영화는 1984년의 동명영화를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북한이 미국 북서부 태평양 연안 워싱턴주를 침공하고 장악하는 것으로 시작해 이에 대항하는 미국 10대 소년들의 활약을 담았다. 이 작품이 더 흥미로운 것은 약 30년전의 원작이 21세기에 다시 태어나는 과정은 국제정세의 변화를 그대로 압축하고 있기 때문이다. 원작에선 소련이 미국을 침공했지만, 애초 리메이크 제작 계획이 발표된 2009년 때엔 중국이 소련을 대신하는 것으로 설정돼 있었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이에 불편한 심기를 노출하자 ‘주적’을 북한으로 교체했다. 미국에 이어 세계 최대 영화시장으로 떠오른 중국 영화 시장을 고려한 선택이었다.
한국에선 이병헌이 출연한 할리우드 영화 ‘지 아이 조2’에서 ‘악당국가’ 북한을 만날 수 있다. 오는 28일 개봉하는 이 영화에선 첫머리에 북한에 잠입해 억류된 탈북자를 구출하는 미군 특수부대의 활약이 그려진다. 이어 후반부에선 극중 악당 ‘코브라’에 대항해 미국 대통령이 전세계 핵보유국의 정상들을 초청해 회의를 갖는데, 김정은과 흡사한 외모의 북한 최고 지도자가 잔뜩 흥분한 모습으로 등장한다. 북한을 아예 핵보유국으로 단정한 설정이다.
이형석 기자/su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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