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양과목 수강생에게 저서 두권 구입 영수증 첨부 의무화
- 학생들 “자신의 책을 판매하려는 의도…불쾌하다”
- 마 교수 “요즘 학생들 책 구입에 너무 인색…교육의 일환”
[헤럴드경제=박수진 기자] 마광수 (61ㆍ사진) 연세대 국어국문학과 교수가 자신의 강의를 듣는 수강생들에게 수업교재를 구입한 영수증을 리포트에 첨부해 제출토록 한 사실이 논란이 되고 있다. 수업교재가 모두 마 교수의 저서인 탓에 일부 학생들 사이에선 “책 장사를 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상황이다. 마 교수는 그러나 “책 구입에 너무나 인색한 요즘 학생들에게 경종을 울리고 싶었다. 교육의 일환일 뿐 다른 의도는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25일 연세대 등에 따르면 마 교수는 올해 1학기 전교생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교양수업 ‘문학과 성’, ‘연극의 이해’ 과목의 강의계획서를 통해 자신의 저서 ‘별 것도 아닌 인생이’, ‘문학과 성’, ‘카타르시스란 무엇인가’ 를 구입한 영수증을 리포트에 붙여 제출하도록 공지했다.
수업을 듣는 학생들은 “교수가 학생들에게 책 장사를 하고 있다”며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연세대 내부 게시판인
‘세연넷’ 에는 수강생들의 불만 글과 함께 ‘카드로 책을 구입해 영수증을 제출한 후 가서 환불하자’는 대처 요령까지 올라오고 있다.
마 교수의 이번 조치가 ‘무리하다’는 비판도 있지만 교수 사회에서는 “학생들이 정말 책을 안 읽는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익명을 요구한 서울의 한 사립대 교육학과 교수는 “수업 교재를 구입하는 학생은 전체의 10%도 되지 않을 거다. 수업 전에 그날 강의 내용에 해당하는 부분만 복사해서 참여하는 학생들도 부지기수다. 분위기가 이렇다보니 책을 구입하라는 말을 건네기가 곤란해 처음부터 제본 교재를 사용한다”고 말했다.
마 교수는 25일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지난 학기에 500명이 수강하는 강의에서 수업교재를 구입한 학생이 50명도 채 되지 않았다. 커피는 한 잔에 5000원씩 주고 마시면서 수업에 필요한 책을 구입하는 것은 너무나 아까워 하는 게 요즘 학생들의 심리”라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심지어 내 강의는 책을 강독하는 방식으로 이뤄지며 과제도 책을 읽고 독후감을 쓰는 형식이다. 도서관에 해당 교재는 2~3권 밖에 없으니 구입하는 게 맞다”며 “수십년 강의를 해왔지만 영수증을 첨부하게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이들을 교육시키려는 목적으로 시도한 일인데 이렇게 논란이 되니 씁쓸하다”고 말했다.
마 교수는 영수증을 제출하지 않는 학생에 대해서는 학점을 제공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어떤 제재가 있더라도 이번 조치는 바뀌지 않을 것이다. 리포트에 영수증을 첨부하지 않으면 (해당 리포트에 대한 학점은) F를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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