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지난해 11월 중순께 A(31) 씨는 스마트폰 메신저인 카카오톡(카톡)을 통해 한 미모의 여성으로부터 메시지를 받았다. 즉석 조건 만남을 갖자는 것이었다.
조건은 소개비 명목으로 30만원을 입금해라는 것.
카톡으로 한참 대화를 이어나가던 A 씨는 이 여성과의 만남을 꿈꾸며 30만원을 이 여성이 말한 통장으로 입금했다. 하지만 만남은 이뤄지지 않았다. 다음날 A 씨는 이 여성에게 카톡으로 메시지를 보내 환불을 요구했다. 그러나 그녀에게서 되돌아온 대답은 통장에서 100만원 단위로 인출이 되니 돈을 돌려 받기 위해서는 돈을 더 넣어야 한다는 대답이었다.
이 여성의 말을 믿었던 A 씨는 추가 70만원을 보냈다. 하지만 환불이 되기는 커녕 이 여성은 인출이 되려면 돈을 더 넣어야 된다는 말만 반복했다. 오기가 생긴 A 씨. 30만원을 돌려 받기 위해, 돈을 추가로 더 넣었다. 이러기를 29차례. 입금액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A 씨가 30만원을 돌려 받기 위해 열흘 동안 입금한 돈의 총액은 무려 4800여만원이었다.
이렇게 A 씨를 꾀어낸 것은 바로 중국에 콜센터를 둔 피싱조직이었다. 속았다는 생각이 든 A 씨는 한참을 속앓이를 하다 결국 경찰에 자신의 피해사실을 신고했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메신저 피싱 등으로 800여명의 피해자로부터 7억5000만원을 챙긴 혐의(사기ㆍ전화금융사기)로 메신저피싱ㆍ보이스피싱 통장수집책 B(32) 씨 등 2명을 구속하고 현금인출책 C(38) 씨 등 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 피싱조직은 메신저 피싱 외에도 “콘도무료회원권에 당첨됐다. 10%만 송금하면 1년을 이용할 수 있는 쿠폰을 보내주겠다”거나 인터넷 대출광고를 보고 전화한 피해자들에게 “대출을 위해 금융감독원 수수료를 먼저 입금하라”고 속여 돈을 송금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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