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런바오에 대해 칭찬, 존경, 숭배와 함께 비판의 목소리도 있었지만 분명한 것은 그가 가난했던 고향을 위해 죽는 날까지 최선을 다했다는 점이다. 공산당원으로서 권력에 욕심이 있었다면 그는 화시춘을 떠나 대도시나 다른 지방에서 고위직에 오를 수도 있었을 것이다.
지난 18일 85세를 일기로 폐암으로 사망한 우런바오(吳仁寶)는 장쑤(江蘇)성 장인(江陰)시의 가난했던 농촌마을 ‘화시춘(華西村)’을 중국 제일의 ‘부자 마을’로 키워낸 전설적인 인물이다.
화시춘은 원래 창장(長江) 하류지역의 전형적인 농촌이었다. 1957년 중국 공산당 화시춘 지부의 당서기가 된 우런바오는 사업을 통해 마을을 발전시키기로 마음먹었다. 1961년 주민들을 설득해 양어장을 만들면서 자체 사업을 시작했다. 당시 주민 수는 667명, 1인당 연간수입은 53위안(약 9467원)에 불과했다.
정치적ㆍ상업적 후각이 뛰어났던 그는 남들보다 한발 앞서 마을의 단체재산을 이용해 기업을 만들었다. 문화대혁명의 광풍이 불던 1969년 그는 비밀리에 가가호호를 찾아다니며 한 집당 2000위안(약 35만7000원)씩 내 공장을 짓자고 설득, 마침내 나사못 공장을 차릴 수 있었다.
특히 70년대 말 개혁ㆍ개방이 시작되면서 화시춘 경제는 비약적으로 발전하기 시작했다. 당시 중국은 물자가 부족해 무엇을 생산해도 큰돈을 버는 시기였다. 공업화 바람까지 불면서 사업은 순풍이었다.
이후 우런바오는 중국 정부의 향진(鄕鎭)기업 육성정책에 힘입어 철강, 섬유공장 등을 잇달아 만들었고 이를 ‘장쑤화시(江蘇華西)그룹’으로 발전시켰다. 중국 증시에 상장된 최초의 자치단체 기업이 된 ‘화시그룹’은 현재 60여개의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으며 지난 2010년 말 500억위안의 매출을 기록했다.
우런바오는 ‘맹렬하게’ 일하는 것으로 유명했다. 2003년까지 당 서기로 일하면서 동시에 화시그룹의 대표이사도 맡았다. 같은 해 아들이 대표이사 지위를 계승했지만 이후에도 맹렬하게 일하는 것은 변하지 않았다.
개인들의 가계에도 그는 개입했다. 거의 강제적으로 저축을 권장해 주민의 평균 예금잔고를 100만위안(약 1억7864만원) 이상으로 만들었다. 대신 예금에서 지불하는 형식으로 모든 가구에 별장식 주택과 자가용을 주었다. 그러나 마을을 떠날 경우 주택, 자가용, 예금은 모두 마을에 반환시켰다.
우런바오의 경제발전방식은 개인의 자유를 제한하면서 전체의 발전에 집중한다는 점에서 전형적인 사회주의식 모델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작은 지역에 한정된 경우에만 성공할 수 있는 방법’이라는 분석도 있다. 지난 2003년 아들에게 지위를 물려줬을 때는 ‘세습제’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그렇지만 중국 대륙 어디를 보더라도 농촌의 궁색한 마을을 이렇게 발전시킨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다. 그에 대해 칭찬, 존경, 숭배와 함께 비판의 목소리도 있었지만 분명한 것은 우런바오는 가난했던 고향을 위해 죽는 날까지 최선을 다했다는 점이다. 공산당원으로서 권력에 욕심이 있었다면 그는 화시춘을 떠나 대도시나 다른 지방에서 고위직에 오를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고향에 머물렀다. 숨을 거둔 곳도 화시춘 자신의 집이었다. 13억 중국인 가운데 그는 독특한 존재였다. 농민들을 단결시켜 ‘부’로 이끌었던 농촌경제의 ‘카리스마’가 마침내 생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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