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이른바 ‘땅콩 회항’ 사건으로 검찰에 구속 기소된 조현아(41)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결국 실형을 살게된 가운데 선고의 배경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 재판부, 실형 선고 배경은?= 서울 서부지법 제12형사부(부장 오성우)는 “한 사람을 위해 항공기를 돌린 것은 인간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를 저버린 일이며, 직원을 노예처럼 여기지 않았다면 결코 발생하지 않았을 사건”이라면서 이날 조 전 부사장에 대해 징역 1년을 선고했다. 검찰이 적용한 혐의 다섯 가지 가운데 가장 쟁점이 됐던 항공보안법상 항공기항로변경죄 등을 포함, 네 가지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는 “국토부의 불충분한 조사가 원인”이라며 무죄를 내렸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재판부의 이같은 결정에 대해 ‘의외’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재판부가 조 전 부사장에 대해 쓴소리를 아끼지 않은 만큼 검찰 구형과 가깝게 형을 선고할 가능성이 적잖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최진녕 대한변호사협회 대변인은 “조 전 부사장이 비록 법리적 문제를 이유로 항로변경죄에 대해서는 인정하지 않았지만, 대부분의 사실관계는 인정했는 점, 재판부에 여섯차례나 반성문을 전달했다는 점 등을 참작해 이같은 결과를 내린 것 같다”면서 “항로를 변경하긴 했지만 이륙 중 회항처럼 심각한 정도는 아니었단 점도 고려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피해자들과의 합의는 없었지만 피해자들의 회복을 위한 공탁금을 지불했다는 점도 양형에 참작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일부 법조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외려 “형이 과했다”는 얘기가 나오기도 한다. 일반인이 조 전 부사장과 같은 혐의로 재판정에 섰다면 벌금형에 그쳤을 것을, ‘조 전 부사장이기 때문에’ 실형까지 선고받았다는 것이다. 한 변호사는 “이렇게까지 ‘땅콩 회항’ 사건이 언론의 조명을 받을 줄은 몰랐다”면서 “재판부가 여론을 의식해 실형을 선고한 것 같다”고 말했다.
▶ 항소심서 집행유예 가능성은?= 시종 ‘항로’를 ‘공로’로 주장하며, 항로에 대한 확대 해석을 죄형법정주의에 반하는 것이라고 보던 조 전 부사장 변호인 측은 실형이 선고되자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조 전 부사장의 변호를 맡은 서창희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는 선고에 대해 말을 아끼면서 “판결문을 검토한 뒤 조 전 부사장 측과 협의해 항소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조 전 부사장 측이 항소를 한다면 집행유예가 나올 가능성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노영희 대한변호사협회 수석대변인은 “조 전 부사장의 진지한 반성이 부족했단 점이 양형에 영향을 끼친 만큼 현실적으로 반성하는 모습 등을 보여주면 항소심에서 집행유예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조 전 부사장 측도 항소를 한다면, 피해자들과의 적극적인 합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재판에서는 이미 드러난 사실관계에 대해서는 인정을 하되 다시금 ‘항로’ 해석 등 법리적인 문제를 끌고 올 가능성이 크다. 조 전 부사장의 미결 구금기간을 문제삼을 수도 있다. 조 전 부사장은 구속 후 1심 선고까지 이미 45일간 구치소에 수감된 상태다. 2심으로 넘어가면 미결 구금기간이 최소 30일 이상 늘어나게 되는데, 변호인 측은 이를 두고 “사실상 처벌을 받은 것”이라며 양형이 부당하다고 주장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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