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심의위 실태조사
주부 윤모(37) 씨는 아이 학교에 다녀오는 길에 핸드폰 문자를 확인하다가 화들짝 놀랐다. 멀건 대낮에 혼자 보기에도 민망한 음탕한 내용의 스팸이 핸드폰 화면을 가득 채웠기 때문이다. 서둘러 문자를 지우고 가던 길을 재촉했지만 불쾌한 마음마저 지울 수는 없었다.
범람하는 인터넷 불법ㆍ유해 정보가 난무하는 곳이 가정이라는 충격적인 조사 결과가 나왔다.
18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따르면 인터넷을 통한 불법ㆍ유해정보를 접해본 경험자의 46.3%가 가정을 접촉 장소라고 응답했다. 특히 주부들은 길거리 이동 중 접촉한 경험이 있다고 답한 이들이 15%에 달했다.
위원회는 438명의 유경험자를 대상으로 인터넷 불법ㆍ유해 정보 이용자 실태조사 결과, ‘불쾌한 정보’의 접촉 장소로 가정(46.3%), 회사(22.1%), 길거리 이동 중(9.4%), PC방 등 상업시설(7.8%) 등으로 나타났다. 특히 주부는 가정(52.5%)에 이어 ‘길거리 이동 중’이 15%로 두 번째로 높게 조사됐다. 조사팀 측은 “모바일 인터넷 환경 확대 속에서 주부층이 인터넷 불법ㆍ유해 정보에 노출될 위험이 높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거주지별 조사에서는 농어촌 거주자의 10%가 관공서 등 공공시설에서 유해 정보를 접했다고 답했다. 이는 공공시설을 접촉 장소로 꼽은 평균 2.7%보다 현격히 높은 것으로 눈길을 끌었다.
접촉 이유와 관련해 45.9%가 ‘의도하지 않은 노출’에 의해서라고 답했고 25.6%는 ‘검색 또는 관련 링크를 통해서’라고 응답해 검색 사이트에 대한 적절한 조치의 필요성을 드러냈다.
유해 정보 접촉의 경로로는 포털 사이트의 카페가 4점 만점에 3.16점으로 1위였고 모바일 SNS가 2.71점, 미니홈피와 배너광고가 2.37점으로 공동 3위에 랭크됐다.
유해 정보의 위해성에 대해 응답자들은 청소년에게 위해가 된다며 5점 만점에 4.36점을 줬고 성행위를 묘사한 음란성 정보(4.3점), 성의 가치 저하(4.28점), 노출이 심한 음란성 정보(4.26점)의 순으로 위해성을 지적했다.
다만 유해 정보 접촉 시 조치에 대해 응답자들은 ‘무시한다’가 5점 만점에 3.95점으로 가장 높았고 ‘시정을 요구한다’는 2.22점에 그쳐 적극적인 대처가 아쉬웠다.
연구팀은 “인터넷 불법ㆍ유해 정보에 대한 심각성을 인식하고 있지만 대부분이 소극적 대처에 그쳤다”며 “심의ㆍ규제 활성화, 처벌 규정 강화를 요구하는 비율이 36.5%로 높게 나타난 점에 비춰 정부와 규제 당국의 적극적인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류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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