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딸로 태어나서 고맙습니다.”

1천만 관객 돌파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 영화 ‘7번방의 선물’ 속 ‘딸바보’ 용구(류승룡 분)의 대사다. 딸 예승(갈소원 분)을 향한 용구의 가슴 아픈 부성애는 보는 이들의 가슴을 저밋하게 만든다. 주말극 1위 KBS2 ‘내 딸 서영이’의 천호진 역시 한 아버지의 모습을 절절한 연기로 선보여 안방극장을 적시고 있다.

최근 스크린과 브라운관의 코드는 ‘부성애’다. ‘7번방의 선물’은 살인 누명을 쓰고 억울하게 교도소에 끌려간 용구와 그의 딸 예승이가 몰래 ‘7번방’에 들어오면서 겪는 에피소드를 다뤘다.

6살 지능을 지닌 아빠 용구에 대한 타인의 시선은 ‘모자란 아빠’에 불과하다. 하지만 예승이에게는 세상 누구보다 좋은 아빠이며, 또 범죄로 얼룩진 7번방 사람들을 변하게 하는 천사이기도 하다. 영화는 이렇게 표면적으로 부족한 아빠 용구가 사실 얼마나 큰 힘을 지닌 사람인지를 따뜻한 과정으로 풀어냈다.

오로지 딸을 위해서 혼신을 불사르는 용구와 그의 모습으로 삶의 진정성을 깨닫는 주변인들의 변화 과정은 절절한 부성애를 넘은 더 큰 감동을 선사한다.

그렇다면 ‘내 딸 서영이’의 삼재(천호진 분)의 부성애는 어떨까. 어찌 보면 용구보다 더 가슴 아픈 아버지라 할 수 있다. 과거 술과 도박에 찌든 삶으로 서영(이보영 분)을 고생시킨 못난 아빠였던 삼재는 가족의 소중함을 깨닫고 서영과 화해하려 하지만 쉽지 않다.

상처받은 서영이 마음을 열기만을 기다리는 삼재는 딸의 뒷모습이 익숙하다. 멀리서 서영의 행복만을 바랄 뿐이다. 자식들에게 누가 될까 방 한 칸에서 쪼그려 앉아 묵묵히 있는 삼재의 모습은 코끝을 찡하게 만든다. 딸의 결혼식마저 뒤에서 지켜볼 수 밖에 없지만, 그런 딸이 이혼을 한다고 나서자 사위에게 달려가 사정하는 모습은 보는 이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현재 드라마가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 만큼 서영이 삼재의 뜨거운 사랑을 깨닫고, 두 사람의 극적인 화해와 만남이 그려질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용구와 삼재의 공통점은 바로 ‘부족한 아빠’라는 것이다. 잘 먹고 잘 사는 ‘부자 아빠’가 아닌 어딘가 결핍돼 있는 이들의 자식을 향한 고군분투적인 사랑은 연민과 감동을 동시에 선사하는 것이다.

한 방송 관계자는 “기존에 유행한 모성애 코드와는 달리 아버지의 사랑을 주제로 한 작품이 성행이다”라면서 “완벽하지 않은 아버지들의 사랑은 감동을 배가시키는 중요한 요소다”라고 말했다.

양지원 이슈팀기자 / jwon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