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앨범은 인간적인 음악이 컨셉이에요. 남녀 간의 사랑 같은 일상적인 사랑이 아닌 자아, 가족에 대한 사랑 이야기를 담았죠.”

지난해 뮤지컬 ‘엘리자벳’으로 각종 뮤지컬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을 휩쓴 옥주현이 5년 만에 다시 가수로 돌아왔다. 1998년 걸그룹 ‘핑클’의 메인보컬로 데뷔한 후 2003년 솔로앨범 1집 ‘난’에 이어 2008년 솔로 3집 ‘리마인드(Remind)’를 발표한 그녀가 최근 새 미니앨범 ‘리플렉션(Reflection)’을 내놓았다.

뮤지컬 ‘레베카’에서 댄버스 부인 역으로 열연중이기도 한 옥주현(33)을 서울 소공동에서 만났다. “초등학교때 사업을 하시다가 아버지가 병을 얻어 돌아가셨어요. 너무 오래 전 일인데도 막상 ‘아빠 베개’란 곡을 녹음해보니 그때 생각에 눈물이 나서 녹음을 못하겠더라구요. 그 동안 너무 바쁘게 살아왔는데,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과 지나간 시간들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감성적인 시간을 갖게 됐어요.”

새 앨범에는 올 1월 발표한 디지털 싱글 ‘지혈’을 포함해 정석원ㆍ신재용 작곡가와 김이나 작사가가 만든 신곡 ‘그림자 놀이’와 ‘아빠 베개’, ‘집’ 등이 수록됐다. 타이틀곡 ‘그림자 놀이’는 하이브리드 왈츠곡으로, 죽음으로 이별하게 된 연인의 곁을 떠나지 못하는 여자가 연인의 주위를 계속 맴도는 안타까운 마음을 그린 독특한 설정의 가사가 인상적이다. 옥주현은 이 곡에서 뛰어난 감정 컨트롤으로 음악의 기승전결을 완벽하게 선보인다.

옥주현은 “곡 중간에 소름끼치게 목소리가 변하는 부분이 있는데, ‘레베카’를 하고 있어서인지 그런 느낌의 노래를 하는 게 쉬웠어요”라고 말했다.

덴버스 부인은 악녀 이미지가 강한 인물로, ‘레베카’는 음울한 분위기의 스릴러 물이다.

수록곡 ‘집’은 어쿠스틱한 멜로디가 가미된 모던락 장르로 이번 앨범에서 가장 밝은 분위기의 곡으로, 자아를 집으로 표현해 각자가 살아가면서 느끼는 갈등이나 외로움을 좀 더 냉정하고 단단하게 표현했다. 지난 2005년 뮤지컬 ‘아이다’로 데뷔하자마자 한국뮤지컬대상 여우신인상을 수상한 옥주현은 ‘시카고’, ‘캣츠’, ‘브로드웨이 42번가’, ‘아가씨와 건달들’ 등 다수의 뮤지컬 배우로 활동해왔다. 특히 지난해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니 뮤지컬 배우로서 부담도 굉장히 커졌다고 했다. 여우주연상이 뮤지컬을 하는 목표는 아닌데, 주연상을 수상했으니 이젠 활동을 다한 것 아니냐는 주변의 선입견이 무섭다는 것.

그녀는 “과거에는 대중적인 작품과 마니아적인 작품, 가볍거나 즐기는 작품, 짙은 감정 선을 만드는 연기 등 계획적으로 작품을 선택했다면, 앞으로는 그냥 하고 싶은 작품 위주로 해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뮤지컬 배우와 가수 활동을 병행하는 것이 힘들지는 않을까.

“공연장을 찾아주시는 분들은 현장에서 느끼는 호흡이 있고, 앨범은 영원히 남는다는 점에서 배우와 가수는 전혀 다른 맛을 지닌 것 같아요. 저한테는 무대가 책임감이나 의무감이 좀 더 크게 느껴지긴 하지만, 양쪽에 비중을 얼만큼씩 둬야겠다고 정한 것은 없어요. 가수로 앨범을 내면 굳이 공연장에 오지 않아도 제 음악을 들려드릴 수 있으니까 이걸로 만족합니다.”

우연히 ‘핑클’ 멤버가 돼 가수가 됐지만, 가수가 되고 나서 뮤지컬을 하고 싶었다는 옥주현은 “꿈을 잘 이룬 셈”이라며 만족감도 내비쳤다.

“공연을 하는 배우 옥주현과 신곡으로 대중과 만나는 가수 옥주현, 둘 다 틈틈이 만족시켜드리고 싶어요. 매 공연의 퀄리티가 같은 관객에게 믿음을 주는 배우, 가수로서는 잊혀지지 않는 존재감 있는 가수로 계속 남길 바래요.”

장연주 기자/yeonjoo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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