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슈퍼리치섹션 홍승완 기자]“직업에 귀천은 없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서비스나 판매직보다는 사무직을 지향한다. 고객이나, 연장자라는 이유로 웨이트리스나 점원 같은 젊은 서비스직 종사자들을 하대하거나 감정노동자들을 지나치게 모욕해 사회문제로 비화되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다. 그렇다보니 청년 실업난에도 서비스업 종사를 꺼리고 있는 이들도 많다.
외국은 분위기가 좀 다르다. 단순 서비스업 종사자들이 상대적으로 적은 시급속에 일하고 있지만 서비스업을 우습게 생각하진 않는다. 능력있고 열정을 갖춘 성실한 젊은 직원들은 더 빨리 성공하기도 한다. 젊은 시절 식당이나 마트의 파트타이머로 시작해 성공한 입지전적인 인물들도 심심찮게 만나볼 수 있다.
시나몬롤을 전문으로 하는 빵집 프랜차이즈인 ‘시나본(Cinnabon)’의 카트리나 콜(Katrina Cole) 최고경영자(CEO)도 그런 성공스토리를 가진 인물 중 하나다. 올해로 만 36세. 흔히 ‘캣 콜(Kat Cole)’이라는 애칭으로 더 유명한 그녀는 아주 빠르게 글로벌 프랜차이즈의 정점에 오른 인물이다.
1978년 미국 플로리다에서 태어난 그녀는, 어려서부터 일을 해야만 했다. 알콜중독자이던 아버지와 어머니의 이혼 때문이다. 어머니 밑에서 여동생 두명과 함께 살기 위해서 그녀는 온갖 아르바이트를 해야했다. 인근의 잭슨빌로 고교를 다니던 시절 그녀는 파트 타임으로 한 식당에서 일하게 된다. 오랜지색 핫팬츠에 흰색 탱크톱을 입고 맥주와 닭날개 튀김을 테이블로 날라야 하는 일이었다. 바로 그 유명한 식당 프랜차이즈인 ‘후터스(Hooters)’다.
배꼽을 드러낸 차림으로 일을 해야 하는 게 그녀에게도 반가운 일은 아니었지만, 의외로 일은 잘 맞았다. 밝고 성실한 그녀를 동료들과 손님들은 좋아했다. 후터스에서 계속 일하면서 모은 돈으로 그녀는 인근의 노스플로리다 대학에 입학해 엔지니어링과 법학을 공부했다.
하지만 대학생활 1년만에 그녀는 생각을 바꾸게 된다. 지루한(?) 공부보다는 후터스에서 더 성공가능성을 느꼈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시 입사했다. 본격적으로 일을 하면서 그녀는 더 인정을 받았다. 성실한 데다 긍정적이고 적극적이었기 때문에 여러가지 일들을 빨리 배웠다. 조리사 한 명이 쉬게 되면 스스로 지원해서 요리를 배우고 만들었고, 식자재 공급 보관 등의 일에도 관심을 보였다. 덕분에 정신없이 돌아가는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각 분야별로 중요한 점을 빨리 익혔다. 이러한 경험들은 그녀를 더욱 성장시켰고 다시 일한 지 1년 만에 룸서빙에서 주방을 거쳐 매장 매니저까지 ‘승진’ 했다.
윗사람들에게도 인정받았다. 젝슨빌 지역 최고 관리자는 그해 그녀를 지역 최고의 직원으로 선정했다. 덕분에 그녀에게는 호주 시드니를 방문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당시에 갓 오픈한 호주 최초의 후터스 매장의 점장과 직원들을 교육하기 위한 차원이었다. 다양한 매장 경험이 교육에 적합했기 때문이다.
그녀는 시드니에서 40일간 머물면서 교육을 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불과 10일만에 다시 미국으로 돌아가게 된다. 그사이 그녀의 프로필과 인사기록을 인상깊게 살펴본 회사의 중역들이 미국 중부지역 최초의 후터스 매장 개점을 맡겼기 때문이다.
미국으로 돌아온 콜은 이를 잘 처리해냈고 그러자 그녀에게 아예 신규매장 개점과 교육 업무가 주어졌다. 갓 스무살을 넘긴, 대학도 마치지 않은 여성에게 이같은 일이 맡겨진 건 미국에서도 파격이었다. 이유가 있다. 당시 후터스는 미국을 넘어 세계로 눈을 돌리고 있었다. 신규 개점이 많이 필요했으며, 이 과정에서 생생하게 매장 경험을 전달할 수 있는 젊은 전문가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당연히 그녀가 제격이었다.
이후 그녀는 아시아, 캐나다, 남미, 아프리카 등을 돌면서 최초의 후터스 매장을 여는 역할을 맡게 된다. 프렌차이즈의 본질은 유지하면서도 지역의 특성을 반영한 서비스와 교육을 개발하고 전수하는 게 그녀의 주요 업무였다. 일을 맡은 지 5년만인 26세에 콜은 후터스의 교육과 개발 부문 부사장 자리에 오른다. 이후 10년간 그녀는 후터스를 세계적인 프랜차이즈로 키우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그녀의 주도로 세계 33개국에 500개 장소에 새로운 지점이 문을 열었다 .덕분에 3000억원 수준이던 회사의 매출은 1조1000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32살이던 2010년 그녀는 새로운 도전에 뛰어든다. 시나몬롤을 전문으로 하는 빵집 프랜차이즈인 시나본(Cinnabon)에서 그녀를 최고 경영자로 스카우트했기 때문이다. 그곳에서도 승승장구했다. 품질을 유지하면서도 다양한 고객들을 만족시키고, 이익률과 회전율을 높이는 법을 알았기 때문이다. 첫 3년동안 그녀는 시나본의 지점을 200개 이상 늘리고 회사를 56개국에 진출시켰다. 타코벨이나 버거킹 같은 거대 요식업 프렌차이즈 및 각종 대형 마트들과 파트너쉽을 맺기도 했다. 덕분에 2013년 시나본의 매출은 10억 달러를 넘었다.
현재 그녀는 미국에서 가장 주목받는 젊은 경영인 중 한 사람으로 꼽힌다. 웰빙 바람속에 최근들어 미국에서 새로운 요식업체들의 성장이 이어지고 있어, 앞으로 더 많은 기회들이 주어질 것으로 예상하는 사람이 많다. 그녀의 성공스토리도 화제다. 특히 젊은 여성들이 그녀를 좋아한다. 덕분에 여러 자리에서 강연에 나서기도 한다. 매력적인 외모 덕분에 방송출연도 자주하고 있다. 33살이던 2012년에는 히트TV쇼인 ‘언더커버 보스’에 출연해 인상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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