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2 ‘개그콘서트’
김성진=오랜 단골이라고, 불량품까지 살 생각은 없다 ★★★ 고승희=시간축소, 세대교체 급선무…경쟁자의 등장은 약이 될 수도 ★★★ 이혜미=외모비하, 말장난과 유행어의 홍수…환골탈태가 답 ★★☆ 정진영= 익숙함 때문에 고정된 채널은 자신만만한 도전 앞에서 언제든지 돌아갈 수 있다 ★★
SBS ‘웃찾사’
김성진=조금만 정제되면 다윗의 돌팔매같은 쾌감을 줄지도 ★★ 고승희=절박한 사람은 두려움이 없다…기복 없는 품질관리 부탁드려요 ★★★☆ 이혜미=공감 개그의 힘, 부활 가능성 봤다 ★★★☆ 정진영=참신함으로 밀어붙인 승부수…시청률로도 충분히 개콘을 귀찮게 만들지 않을까 ★★★☆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 시작됐다. 대한민국 공개 코미디계의 절대강자 ‘개그콘서트’(KBS2, 이하 ‘개콘’)의 아성에 ‘웃음을 찾는 사람들’(SBS, 이하 ‘웃찾사’)이 도전한다. 오는 22일부터 일요일 오후 8시45분으로 시간대를 옮기는 ‘웃찾사’는 오후 9시에 시작될 ‘개그콘서트’와 약 40분간 경쟁한다.
금요일 밤 11시 20분에 방송됐던 ‘웃찾사’는 최근 반응이 좋다. 폐지와 편성변경을 반복하고 맥락없는 개그가 난무했던 시절을 딛고 새 코너 수혈에 부단한 노력을 기울이자, 최고 6% 후반대의 시청률을 써냈다. 그만큼 자신감도 붙었다. 그렇다고 ‘개콘’의 위세를 무너뜨릴 정도는 아니다. 최근 ‘개콘’의 시청률은 주춤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지난 15일 방송에선 13.9%(전국 기준)를 기록했다. ‘웃찾사’의 금요일 밤 마지막 시청률은 4.7%였다.
지상파 방송3사 편성환경을 놓고 보면, 두 편의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엔 결코 넘지 못할 ‘강적’이 있다. 리모컨을 쥐고 있는 주부 시청자들은 MBC 주말드라마로 채널을 고정, 이 시간대 방영 중인 ‘장밋빛 연인들’은 24~5%대의 시청률을 내고 있다. 장르로 보자면 ‘개콘’ 대 ‘웃찾사’에 앞서 ‘드라마’ 대 ‘공개 코미디’의 대결로 봐도 무방할 정도다.
때문에 ‘웃찾사’가 일요일 밤으로 옮겨오면 “드라마를 보는 사람과 코미디를 보는 사람들로 시청층이 나뉠 소지가 있다. 코미디 장르가 활성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두 프로그램이 붙는 것은 상생하는 경쟁은 아닐 것”(이재우 KBS PD)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그럼에도 양보할 수 없는 싸움은 막을 올린다. 한창 고무된 ‘웃찾사’는 7년 만에 일요일로 복귀하며, 새 코너와 새 얼굴로 앞세워 ‘개콘’과의 경쟁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매주 2~3개의 새 코너를 기획해 무대에 올리는 것으로 ’웃찾사‘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던 제작진과 개그맨들은 오는 22일 시간대 이동 첫 방송을 앞두고도 분투 중이다. 안철호 프로듀서에 따르면 강성범은 ’코봉이‘ 장재형, 개그 경험은 전무한 스무살이 된 대학생과 함께 ‘모란봉 홈쇼핑’을 선보인다. “북한에도 홈쇼핑이 있다면 어떤 모습일까”라는 발상에서 기획한 코너다. 더불어 이동엽, 강재준 역시 새 코너를 준비하고 있으며, 시사 코미디의 중심을 잡은 ‘LTE뉴스’와 더불어 새로운 시사풍자 코너도 준비 중이다.
안철호 PD는 “‘개그콘서트’보다 인지도는 떨어지지만 신선함으로 승부하겠다. 새 코너를 자주 선보이는 것으로 다양성을 만들어갈 예정”이라고 했다.
오랜 시간 경쟁자없이 독주해온 ‘개그콘서트’는 사실 ‘순풍에 돛을 단’ 배처럼 안정감이 있었다. 공고히 짜여진 시스템 안에서 트레이닝된 제작진과 개그맨들의 역량은 ‘개콘 엔터테인먼트’로 불리던 명실상부 1등 프로그램이었다. 하지만 대한민국 1등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이라는 간판은 ‘개콘’의 어깨를 짓눌렀다. 비판의 무게도 당연히 무겁다.
하지만 현재의 ‘개콘’엔 쇄신이 필요해보인다. 한 때는 참신한 공감개그로 사랑받았던 ‘개콘’은 현재 여느 코미디 프로그램에 나왔던 비판이 고스란히 따라온다. 외모 비하나 말장난 개그가 주를 이뤄 다양성이 부족하다는 비판, 코너마다 호불호가 갈리는 상황이 숙제로 남아있다. 또 한 개그맨은 “신드롬은 새 얼굴에서 터진다. 현재의 ‘개콘’은 김지민 김준현 정태호 이후로 새 얼굴이 주축이 된 재기있는 새 코너가 부족해 힘이 빠졌다. 기존의 선배들이 해주는 데에는 한계가 있는데, 세대교체가 원활하지 않다”고 말하기도 했다.
‘개그콘서트’의 이재우 팀장은 “제작진 역시 늘 고민인 지점이다. 개그맨이 스타가 되려면 개인의 역량도 중요하지만 폭발력 있는 코너를 만나야한다”며 “당장의 대대적인 혁신은 없지만 ‘개콘’에서도 좋은 코너를 기획하며 정비 중이다. 준비된 연기자들이 충분히 있다. 상반기 정도면 1~2명의 새로운 스타가 나오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개콘’의 전체 분량으로 보면 총 110분 가운데 40분의 경쟁이다. 안방의 시청습관을 고려하면 ‘웃찾사’가 단숨에 ‘개콘’을 넘기는 어렵다. 다만 ‘웃찾사’엔 부담스럽고, ‘개콘’엔 거슬릴지 모를 40분의 맞대결에선 코너별 재핑(zapping) 현상이 활발히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코미디 프로그램’ 시청자에게 재미없는 코너는 가차없는 채널 이동의 대상이라는 것이다. 묘수는 ‘코너 배치’다. ‘개콘’의 이재우 팀장은 “‘웃찾사’와 윈윈할 수 있는 경쟁을 해야하는 상황이다. 현재는 시간대별 코너 배치를 염두하되 가족시청층이 볼 수 있는 코미디를 만든다는 기조를 유지할 생각”이며 “2년 전 115분으로 급격히 늘어나 현재 110분에 달하는 긴 시간이 프로그램의 질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는 판단이다. 차차 전체 시간을 줄이는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했다. ‘웃찾사’의 안철호 프로듀서 역시 ‘편성의 묘’를 발휘하겠다는 생각이다. 금요일 심야 시간대에 방송하며 “잠들어가는 시청자를 붙잡아두는 것이 코너 배치의 전략이었던 것과는 차별화된 방법”으로 골리앗과 붙어볼 요량이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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