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볼리 돌풍 주역…이근열 쌍용차 선행디자인 팀장

쌍용자동차의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티볼리의 기세가 무섭다. 날렵하고 강인하면서도 도시적인 디자인이 20~30대 젊은층에 ‘엣지있는 첫차’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원색과 투톤을 적용한 감각적인 컬러 역시 무채색 일색의 도로 위에서 존재감을 뽐낸다. 티볼리 디자인을 이끈 쌍용차의 이근열 선행디자인 팀장을 지난 12일 서울 역삼동 쌍용차 사무실에서 만났다.

티볼리의 성공 열쇠를 묻는 질문에 이 팀장은 “쌍용차 역사상 이렇게 많은 시간 공들여 소비자의 반응을 청취하고 다듬어 완성도를 높인 차는 티볼리가 처음”이라고 말했다. 소비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을 많이 한 만큼 연착륙할 수 있었다는 얘기다.

티볼리 프로젝트가 본격화된 것은 2011년부터다. 당시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최초의 컨셉트카인 ‘XIV1’가 모습을 드러냈다. 이후 지난 1월 티볼리가 탄생하기까지 매년 두번 이상 국내외 모터쇼에 컨셉트카를 내놓고 소비자의 반응을 살폈다. 단순한 ‘쇼카’가 아닌 양산차로서 컨셉트카를 내놓고 수년간의 품평회를 통해 전체적인 디자인은 물론 ‘TIVOLI’ 서체와 자간 하나하나까지 꼼꼼하게 발전시켰다.

2012년 제네바모터쇼에서는 아찔했던 순간도 있었다. 프레스 데이 최종 리허설에서 컨셉트카 ‘XIV2’의 지붕을 여는 전기장치에 문제가 생겨 불이 난 것. 연기까지 피어올라 실무진은 아연실색했지만 이유일 사장은 차분하게 안정시키면서 다시 해보자고 격려했다. 밤샘작업 끝에 복구를 마쳤고, 다음날 실제 무대는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모터쇼가 끝나고 직원들 사이에서는 “티볼리가 불같이 일어날 것이라는 길조라며 한바탕 크게 웃었다”고 이 팀장은 회상했다.

당시의 바람은 현실이 됐다. 티볼리는 2월 말까지 누적 판매계약이 1만대를 넘어섰다. 지난 1월 13일 출시했으니 매일 200대 이상 팔리고 있는 셈이다.

티볼리가 새롭게 보이는 것은 무엇보다 차체의 비율을 기존 쌍용차와 차별화했기 때문이다. 티볼리는 앞모습이 넓고(동급 최대 전폭 1795㎜), 차체가 낮다. 역사다리꼴 라인으로 공기흡입구(인테이크홀)을 강조한 범퍼디자인은 시원하게 뻗은 후드(본네트)라인과 대비를 이뤄 긴장감을 극대화했다.

이 팀장은 “디자인적인 비율로 보면 티볼리는 와일드하다”며 “그만큼 공간감과 안정감이 높아져 기존 쌍용차와 다른 새로움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차체가 높으면 훨씬 SUV답게 보이지만, 티볼리의 방향성은 어반(도심)에 맞춰져 있었다”며 “도심형 젊은이들이 출퇴근하면서도 야외에서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데 방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고진감래라고 했던가. 2009년 쌍용차 사태라는 역경은 디자이너들을 더욱 똘똘 뭉치게 했다. 이 팀장은 “디자이너는 직업상 본래 개인적인 성향이 짙지만 알게 모르게 어려운 일을 거치면서 함께 하는 일에 적극적이 되고 팀워크는 더 좋아졌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티볼리에는 ‘순수’가 담겨있다”며 “티볼리가 끝이 아니고 앞으로 제2, 제3의 티볼리가 계속 이어져갈 것이기 때문에 만족을 넘어 감동을 주자는 것이 디자인팀의 한마음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매년 1대씩, 당장 내달 열리는 서울모터쇼에서 쌍용차의 새로운 컨셉트카가 나온다”고 귀띔했다.

천예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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