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슈퍼리치섹션 윤현종 기자ㆍ이혜원 인턴기자] 다소 황당무계하게 여겨질 수 있는 제목을 뽑은 이유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반어법을 썼다는 점 우선 알려드립니다. 수백억달러를 벌어들인 글로벌 부자들은 한국 부동산,특히 아파트에 투자할 가능성이 매우 낮기 때문이죠. 요즘 부동산 경기가 안좋은데, 이처럼 소위 ‘지는 해’를 바라보며 누가 큰 돈을 넣겠습니까. 국내 부동산 전문가들은 “집값이 반짝 오르고 있지만 수년 내 경기 하락세가 찾아올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6개월여 전 국제통화기금(IMF)도 글로벌 주택경기가 과열됐다며 버블 붕괴를 경고했습니다. 지난해 2분기 기준 한국 집값은 전년 동기대비 0.2% 떨어졌습니다.
또 다른 이유는 ‘비교’입니다. 글로벌 부호의 재산액에 한국의 대표적인 부(富)의 증식 수단으로 명맥(?)을 잇고 있는 아파트값을 빗대보면 그 천문학적인 자산 규모를 좀 더 체감할 수 있지 않을까요. 지구촌 최대부자들의 한국 주택 및 부동산 구매력을 알아봤습니다.
▶빌게이츠의 가공할 투자여력=지난달31일(현지시간) 블룸버그가 집계한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창업자 겸 기술고문의 자산은 863억달러로 세계 1위입니다. 우리 돈 95조1371억원정도입니다.
이 금액은 부동산114가 지난달 27일 기준으로 집계한 서울 서초구 반포동 주공1단지(3590가구) 시가총액 6조5593억원의 14.5배입니다. 이곳은 전국에서 시가총액이 가장 비싼 단지입니다. 산술적으로 따지면 평균 시세 18억2700만원에 달하는 집 5만2055가구를 빌 게이츠 한 명이 빚 한 푼 없이 사들일 수 있는 셈이죠.
그 뿐 아닙니다. 게이츠가 만약 한국에서 시가총액이 가장 비싼 강남3구(강남ㆍ서초ㆍ송파) 아파트 상위 10개단지 4만6483가구를 모두 매입해도 그는 44조1670억원정도(미화 400억달러)를 수중에 남길 수 있는데요. 게이츠는 이 돈을 모두 현금성 자산으로 구성할 수도 있습니다. 현재 그가 케스케이드 인베스트먼트라는 투자사를 통해 보유 중인 현금성자산만 해도 476억달러입니다.
나아가 강남지역 고가아파트를 모두 사들인 게이츠가 남은 돈을 이용해 요즘 ‘잘 나간다’고 소문 난 삼성동에 투자한다면 어땠을까요. 올해 개별공시지가가 정식으로 확정되려면 좀 더 기다려야하니, 지난해 공시지가 기준으로 계산해볼까요. 빌게이츠는 삼성동 소재 ㎡당 1000만원 이상인 땅 97만7802㎡(682필지ㆍ공시지가 총14조9500억원)를 모두 살 수 있습니다. 29만6000평이 넘는 광활한 땅이죠. 웃돈 14조원 이상을 더 얹어 매입할 여유도 됩니다. 여기엔 지난해 현대차가 사들인 한전부지도 포함됩니다.
▶ 워런버핏 자산>강남 아파트 10개단지 시가+한국 초고가토지 공시지가 총액=워런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의 자산은 711억달러(78조3370억원)로 세계 2위입니다.
버핏 회장의 재력도 상상을 초월합니다. 그 또한 통 크게 지갑을 연다고 가정할 때 시가총액 상위10개단지(금액합계 50조9692억원)를 모두 매입할 수 있습니다.
그래도 버핏의 자산은 27조3670억원 정도가 남습니다. 이 금액은 한국에서 공시가격 ㎡당 5000만원 이상 초고가 토지 3만9658㎡(구 1만2017평ㆍ작년기준 공시지가 총 4조4802억원)를 5배 이상의 웃돈을 주고 사들일 수 있는 규모입니다.
전국에서 가장 비싼 땅은 모두 모두 서울 ‘핵심 노른자’ 지역에 자리했습니다. 90% 이상은 중구 중심부에 있습니다. 명동 프리스비ㆍABC마트 등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랜드마크들이 다수 포진해 있습니다. 자산기준 세계 3위부호인 멕시코 통신재벌 카를로스 슬림 아메리카 모빌 회장은 684억달러, 4위에 오른 스페인의 패션재벌 아만시오 오르테가 자라(Zara) 회장은 676억달러를 각각 갖고 있는데요. 이들의 자금력도 강남 고가아파트 정도는 모두 매입하고도 남는 규모입니다.
▶美 ‘에너지 재벌’, 현금만 좀 써도…=미국의 찰스 코흐 코흐인더스트리 회장은 현재 510억달러의 자산을 보유한 세계5위 부호입니다. 코흐의 아버지 프레드 코흐가 1940년에 세운 코흐인더스트리는 석탄, 천연가스, 석유 등 에너지사업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우리 돈 56조2070억원을 가진 코흐의 재력도 천문학적인 규모입니다. 그러나 그의 자금력은 강남지역 시가총액 상위10개단지를 모두 살 순 있어도 ‘금싸라기’ 토지까지 같이 사들일 수준은 못됩니다. 대신 그는 10억달러(1조1025억원)에 이르는 현금자산을 갖고 마음에 드는 초고가 땅들을 골라서 매입하는 건 가능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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