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박 공유 사이트 ‘에어비앤비’ 순자산 19억弗, 기업가치 200억弗

사무실 임대 부동산 기업 ‘위워크’ 기업가치 3년만에 50배 성장 과시

택시 시장 패러다임 바꾼 ‘우버’ 세계 최고 렌터카업체 3배 가치

가공·편집 기존 플랫폼 새롭게 창조 ‘트위커’부호 ‘슈퍼 스타트업’결실

[헤럴드경제=슈퍼리치섹션 성연진 기자]“파괴적 혁신이란, 필요한 것은 꼭 만들겠다는 ‘자발적 에너지’에서 나온다.”

이 시대 가장 혁신적 기업으로 일컬어지는 구글의 수장 에릭 슈미트 회장은 최근 미국 워싱턴 싱크탱크인 미국 기업연구소(AEI)에서 이 같이 말했다. 택시를 30분씩이나 기다리는 게 짜증나서 만든 앱 우버(Uber), 월세가 비싸 거실에 민박을 시작하면서 창업한 에어비앤비(Airbnb) 등은 에릭 슈미트식 ‘파괴적 혁신’ 기업이다. 주목할 것은 이들의 비즈니스 모델이 종전에 볼 수 없던 것이라는 데 있다. 차 한 대 없이, 방 한 칸 없이 ‘공유 애플리케이션’만으로 종전 운송사업과 숙박사업의 규칙을 바꾼 이들. 이미 있던 것을 잘 가공하고 편집해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트위커(Tweaker) 부호’가 ‘슈퍼 스타트업’의 주인공이 되고 있다.

▶하얏트ㆍ메리어트 누른 ‘에어비앤비’, 힐튼만 남았다=블룸버그 통신은 3월 초 숙박 공유 사이트 에어비앤비의 기업가치가 200억 달러에 달한다고 평가했다. 글로벌 투자회사인 피델리티를 포함한 대형사모펀드 등 투자자들이 추정한 가치다. 이로써 세계 유명 호텔 체인 2위인 메리어트(159억 달러)와 3위인 하얏트(84억 달러)의 기업가치를 가뿐히 제쳤다. 남은 것은 호텔업계 1위인 힐튼(219억 달러)뿐이다.

에어비앤비의 공동창업자 브라이언 체스키, 조 게비아, 네이선 블레차르지크는 샌프란시스코의 비싼 아파트 임차료와 관리비가 부담되던 청년이었다. 그러던 중 샌프란시스코 디자인 콘퍼런스 참석자들이 호텔을 찾지 못한다는 소식을 듣고, 거실에 매트리스 3개를 깔고 간단한 아침을 제공하는 민박 사업을 시작했다. 2008년 그들은 거실 민박 사업에서 착안해 숙박 공유 사이트를 창업한다. 에어비앤비는 에어베드(airbedㆍ매트리스)와 아침식사(breakfast)의 줄임말이다.

월세를 걱정하던 세 청년은 현재 모두 빌리어네어다. 이들의 순자산은 각각 19억 달러에 달한다.

본 게임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에어비앤비는 최근에는 2016년 브라질 리우 하계 올림픽 공식 대안숙박 업체로 선정됐다. 에어비앤비는 리우 시내에만 2만개 이상 숙소가 등록돼 있다.

벤처 기업이나 스타트업 투자에는 보수적이라 알려진 ‘투자 귀재’ 워런 버핏이 에어비앤비를 콕 집어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흥미롭다. 버핏은 5월 초 열리는 버크셔 해서웨이 주주총회 기간에 자신의 생가를 에어비앤비를 통해 무료로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버핏이 태어나고 자란 미국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 침실 3개짜리 집에서 주총에 참석한 주주 가운데 몇몇은 사흘간 머물 수 있게 된다.

1919년 창업한 세계 1위 호텔 브랜드, 힐튼의 기업가치를 곧 따라잡을 수 있을 것 같다는 관측이 나오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힐튼 호텔은 현재 사모펀드인 블랙스톤이 운영하고 있다. 콘래드 힐튼 창업자의 상속자이자 패리스 힐튼의 조부 윌리엄 바론 힐튼은 2007년 260억 달러에 힐튼호텔을 매각하고, 8억 달러의 순수익을 얻었다. 87세인 그는 매각 당시 자산의 97%를 ‘콘래드 힐튼 재단’에 기부할 것을 밝힌 바 있다.

재미있는 사실은 숙박업계 1등 부호 자리의 바통 터치를 앞둔 힐튼과 에어비앤비의 창업 동기가 꼭 닮았다는 점이다. 어려서부터 행상을 하는 아버지를 따라 자주 잠자리를 바꿨던 콘래드 힐튼은 ‘사람들의 불편함을 해소해주고자’ 호텔업에 뛰어들었다. 조 게비아 에어비앤비 공동 창업자가 “문제를 찾아내는 것이 아이디어요, 누구도 할 수 없는 방법으로 실행하는 것이 기업가 정신”이라 말한 것과 다르지 않다.

▶3년 만에 50배 성장, 위워크(WeWork)=세계 최대 부동산 투자자로 꼽히는 도날드 브렌 어바인 컴퍼니 회장은 사무실 부동산을 500개 소유하고 있다. 그는 쇼핑센터만 40개, 아파트는 5만채를 가지고 있다. 호텔 3곳과 몇몇 골프 클럽 등에도 투자하고 있다. 어바인 컴퍼니의 지분 100%를 소유한 그의 순자산은 152억 달러다.

2010년 등장한 ‘위워크(WeWork)’ 역시 사무실을 임대해주는 부동산 기업이다. 지난 2월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위워크의 기업가치는 50억 달러(2014년 12월 기준). 어바인 컴퍼니의 3분의 1 수준이다.

그러나 위워크의 규모를 비교해보면 계산은 달라진다. 위워크는 현재 13개 도시 37곳의 사무실이 전부다. 부동산 규모로는 어바인컴퍼니의 10분의 1 규모도 되지 않는 셈이다. 하지만 내년까지 위워크 사무실을 60곳으로 확장할 것이란 계획이 이뤄진다면, 셈은 또 달라질지 모른다. 성장속도도 매우 빠르다. 불과 3년 전 위워크의 기업 가치는 1억 달러로, 3년 만에 50배나 성장했다.

위워크의 창업자인 아담 노이만은 이스라엘 출신이다. 그는 싱글맘 밑에서 자라며 키부츠(생활공동체)에 들어간 뒤 집단 노동과 공동 소유 방식에 따라 생활했다. 우리(we)라는 공동체 의식이 스며든 것은 그에겐 자연스런 일이었다. 건물을 임대 후, 자금이 부족해 사무실을 빌리는 게 망설여지는 이들에게 재대여해주는 ‘위워크’는 이처럼 공동체를 중시하는 그의 철학이 담겨있다.

위워크 사무실이 온통 유리벽으로 돼있어 서로를 볼 수 있고, 최소 한 달 단위로 대여해 인적 교류를 할 수 있도록 한 것도 그의 이런 철학에서 기인한다. 위워크는 또 정기적으로 워크숍과 파티를 열어 회원들끼리 친목을 다지고, 사업 아이디어에 대해 서로 토론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고 있다. 외부 전문가와 투자자들과의 만남도 주선한다. 인맥은 위워크가 갖고 있는 최대 강점이다.

위워크가 단순히 자본이 부족한 이들을 모아 사무실 임대를 하는 회사가 아님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현재 노이만은 회사의 지분 20%를 갖고 있다. 기업 가치를 60억 달러까지 끌어올리고 싶다는 그의 목표가 이뤄지면 올해 35세인 노이만은 가뿐히 빌리어네어 클럽에 가입하게 된다.

▶우버, 세계 최고 렌터카 업체의 3배 가치=우버는 지난해 전 세계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를 불러온 기업이다. 혁신의 아이콘으로 찬사를 받다가도 시장을 교란시킨 이로 비난을 받곤 한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19일(현지시간) ‘볼드니스 인 비즈니스 올해의 인물’ 수상자로 트래비스 칼라닉 우버 최고경영자(CEO)를 선정했다. FT가 7년째 수여하는 이 상은 공격적 경영으로 회사 가치를 크게 높인 이를 대상으로 선정한다. 우버는 FT가 지난해 뽑은 ‘2014 시장 파괴자’로도 선정됐다. 당시 FT는 우버 등 21개 업체를 시장을 교란시킨 혁신 기업으로 꼽으며 “기술의 발전이 혁신가에게 새로운 도구가 됐고, 덕분에 업종 간 낡은 경계가 무너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우버는 차 한대 없이 택시 시장에 패러다임을 바꿨다. 기존 택시업계 반발과 법 위반 논란이 있지만 기업가치는 412억 달러로 여전히 상승세다.

변화는 이미 일어나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뉴욕 택시리무진사무국(TLC)에 등록된 우버택시는 총 1만4088대로 옐로캡(1만3587대)을 앞질렀다. 창업 이후 만 4년만이다.

트래비스 칼라닉의 순자산 역시 30억 달러로 크게 올랐다. 이는 교통수단을 업으로 삼은 이 가운데 최고 부호인 잭 테일러 엔터프라이즈 렌터카 창업자의 순자산 122억 달러에 비하면 한참 못미친다. 그러나 그가 1957년 창업해 90세가 넘은 노령 부호이라는 것과 기업 가치를 면밀히 따져보면 우버를 바라보는 시선은 달라질 것이다. 특히 엔터프라이즈 렌터카의 기업가치는 잭 테일러 회장이 가진 지분 88%로 견줘볼 때 140억 달러 수준에 그친다. 우버의 3분의 1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