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비파커’ 홈 트라이온 시스템 도입 창의적 개발로 시너지 효과 발휘 애플 누르고 혁신기업 1위 선정
국내 소셜커머스 기업 ‘쿠팡’ ‘‘아마존’ 물류방식 모방 통해 성장 직배송 ‘쿠팡맨’ 도입…기업가치 20억弗
[헤럴드경제=슈퍼리치섹션 민상식 기자]미국 펜실베이니아대 경영대학원(MBA) 와튼스쿨을 다니던 데이브 길보아(Dave Gilboa)와 닐 블루멘탈(Neil Blumenthal)은 2010년 다른 친구 두명과 함께 온라인 안경판매 회사인 ‘와비파커’(Warby Parker)를 설립했다. 비싸지 않은 플라스틱을 재료로 쓰는 데다 제작 과정도 어렵지 않은 안경이 왜 비쌀까라는 의문이 창업의 시작이었다. 이들은 중간 유통과정을 없애 가격 거품을 빼는 방식을 고안했다. 안경 프레임은 자체 디자인한 다음 중국에서 제작하고, 미국에서 렌즈를 끼워 팔았다. 판매는 온라인으로만 했다.
5년 뒤 와비 파커는 미국의 유력 월간지 패스트 컴퍼니(fast company)가 선정한 ‘가장 혁신적인 기업 50위’ 종합순위에서 1위에 올랐다. 선정 이유는 어느 곳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방식으로 수백년간 변화가 없던 안경 판매 시장을 바꿔놨다는 것이었다. 매출 1억달러(한화 약 1100억원) 정도의 안경 판매업체가 세계 최고의 정보기술(IT) 회사인 애플(혁신기업 2위)과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3위)를 누르고 혁신기업 1위로 꼽힌 것이다. ▶‘모방+융합+개량’ 와비파커의 혁신 공식=맞춤 안경을 온라인으로 배송하는 회사 와비파커의 혁신은 어떻게 이뤄졌을까. 이 업체의 혁신 비결은 ‘창조적 편집(Editing)’에 있다. 기존의 성공 방식을 모방해 새로운 형태의 사업모델을 만들어 냈다. 단순한 모방이 아닌 여러 가지 시스템의 융합이었다. 이미 입증된 성공방식이 합쳐지면서 시너지 효과가 났고, 이후 지속적으로 제품을 개량하면서 부(富)를 창출했다. 사업이 번창하면서 길보아 등 와비파커의 창업자 네 명의 자산도 1억달러 이상으로 뛰었다.
와비파커는 네 가지 정도의 기존 성공방식을 모방한 것으로 파악된다.
와비파커의 중심이 되는 사업 방식은 ‘넷플릭스’(Netflix)의 배송시스템과 ‘서브스크립션 커머스’(Subscription Commerce)에서 출발한다. 넷플릭스는 원하는 DVD 영화를 각 가정에 직접 배송해주는 서비스를 최초로 시작했으며, 서브스크립션 커머스는 특정 업체에 회비를 내면 상품을 정기적으로 배송해주는 것를 말한다.
와비파커는 이 두 방식을 융합ㆍ개량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더해 ‘홈 트라이온’(Home Try Onㆍ집에서 써보기) 시스템을 고안했다.
와비파커는 고객이 원하는 안경 견본을 최대 다섯 종류까지 배송하고 5일 동안 직접 써보며 선택할 수 있게 한다. 소비자는 가장 마음에 들었던 안경을 고르고 자신의 시력과 눈동자 사이 거리 등을 입력해 2주 뒤 맞춤 제작된 안경을 받는다. 총 세 번의 택배에 소요되는 비용은 모두 와비파커가 부담한다. 또 고객이 안경 1개를 맞추는 데 드는 비용은 총 95달러로 저렴해 소비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창립 첫해 2만개, 이듬해 10만개, 지난해에는 100만개 이상을 판매했다.
와비파커는 초기 사업 방식이 넷플릭스와 매우 비슷해 ‘안경계의 넷플릭스’로 불렸다. 넷플릭스는 미디어계의 ‘스티브 잡스’로 불리는 리드 헤이스팅스(Reed Hastings)가 1997년 설립한 업체다. 그는 당시 월정액을 내고 인터넷에서 영화를 신청하면 우편으로 DVD를 배달해주고 영화도 추천해주는 새로운 방식을 도입해 성공했다. 현재 헤이스팅스의 자산은 9억4000만달러에 이른다.
서브스크립션 커머스 방식은 2010년 미국 하버드대 비즈니스스쿨을 졸업한 케이샤 보샴(Katia Beauchamp)과 헤일리 바나(Hayley Barna)가 버치박스(Birchbox)를 설립하면서 처음으로 도입한 방식이다. 이들의 자산은 2억달러로 평가받는다.
와비파커는 사회적인 기업이기도 하다. 고품질의 안경을 싼값에 판매하면서 안경 1개가 팔릴 때마다 다른 안경 1개를 장애인 등에게 기부한다. 이 방식은 ‘탐스(TOMS) 슈즈’ 창업자 블레이크 마이코스키(Blake Mycoskie)가 고안한 ‘원포원(One for Oneㆍ일대일)’ 기부 시스템을 모방했다. 탐스슈즈는 소비자가 신발 한 켤레를 사면, 다른 신발 한 켤레를 빈곤국 어린이에게 기부한다. 마이코스키의 자산은 3억달러로 평가된다.
일반적으로 기업들이 오프라인에서 시작해 온라인으로 확장하는 것과 달리 와비파커는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세를 늘렸다. 와비파커는 2013년 소비자가 직접 시력을 측정하는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뉴욕을 시작으로 10곳에 오프라인 매장도 냈다. 단순히 제품만 판매하는 게 아니라 소비자에게 각종 서비스를 체험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애플스토어와 비슷하다.
온라인에서 시작해 오프라인으로 사업을 확장한 것은 넷플릭스와 유사하다. 넷플릭스는 현재 온라인 주문형 비디오(VOD) 스트리밍 서비스로 전환, 최대 콘텐츠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특히 와비파커라는 이름 자체도 모방이다. 1950년대 비트세대 대표 작가인 잭 케루악의 작품 속 와비 페퍼, 잭 파커라는 두 캐릭터에서 나왔다.
▶‘아마존을 넘어 혁신으로’ 쿠팡의 창조적 편집=국내 소셜커머스 기업인 쿠팡은 전자상거래 업체 가운데 처음으로 배송 전담 직원을 직접 고용하는 모델을 내놨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중 한곳인 아마존(Amazon)이 시행하는 물류를 모방ㆍ개량해 아마존을 넘어서는 사업모델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1994년 제프 베조스(Jeff Bezos)가 설립한 아마존은 ‘세상의 모든 것을 판다’는 슬로건 아래 현재 2억명의 회원을 보유한 세계적인 콘텐츠 플랫폼 기업이다. 베조스의 자산은 342억달러에 달한다.
아마존의 경우 물건의 매입과 물류센터는 직접 운영하지만 배송은 다른 업체에 맡긴다. 쿠팡은 직매입은 물론 아마존도 하지 못한 배송까지 직접 하는 시스템을 갖췄다. 쿠팡은 현재 전국 7개 지역에 물류센터를 확보해 직접 채용한 배달기사(쿠팡맨) 1000명이 직매입 상품에 한해 직접 배송하고 있다.
‘2시간 내 배송서비스’도 올해 상반기 안에 시행된다. 기저귀ㆍ분유ㆍ물티슈 등 육아 용품에 한해 결제 후 2시간 이내에 배달하겠다는 계획이다.
쿠팡은 미 하버드대를 나와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서 근무하다 하버드 비즈니스스쿨을 졸업한 김범석 대표가 2010년 설립했다. 쿠팡의 기업가치는 지난해 12월 기준 20억달러로 평가된다.
현재 쿠팡의 직배송 사업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 일부 상품을 흰색 번호판을 단 자가용 택배 차량으로 배송하는 방식이 편법 운영이라는 지적이다.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에 따르면 개인용 차량으로는 배송업을 할 수 없고, 배송을 하려면 노란색 번호판인 영업용 차량을 이용해야 한다.
한국통합물류협회는 최근 쿠팡의 택배업 진출 가능성에 대해 견제하며 편법 운영이라며 이의를 제기했고, 국토교통부는 택배사업자 허가를 받아 화물운수종사자격을 갖추고 사업을 영위하라는 의견을 보내기도 했다.
수많은 기업이 이처럼 모방을 통해 성장했지만 모방이 혁신으로 이어지지 못하면 빠르게 몰락한다. 소셜네트워크게임(SNG) 전문 개발사 징가(Zynga)의 사례가 이를 증명한다. 2007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마크 핀커스(Mark Pincus)가 다른 5명과 함께 설립한 징가는 다른 업체의 성공적인 게임을 재빠르게 모방ㆍ개량하는 전략으로 성공했다. 여기에 친구들과 함께 게임을 즐기는 소셜게임의 장점과 게임의 손쉬운 조작성을 더했다.
금융 애널리스트와 투자 전문가 등을 거쳐 징가를 설립한 핀커스는 개발자가 아닌 사업가였다. 창의적인 발상으로 새로운 게임을 개발하기 보다는 손쉽게 모방한 게임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플랫폼과 연계해 이용자 규모를 늘렸다.
실제 징가가 2009년 페이스북용 게임으로 출시한 징가의 팜빌(FarmVille)은 4개월 앞서 발매된 타사 게임 팜타운(Farmtowm)과 유사하다. 농사짓는 게임인 팜빌은 개발자 11명이 5주만에 완성한 게임이다. 징가의 다른 게임 카페월드(Cafe World) 역시 일렉트로닉아츠(EA)가 먼저 선보인 레스토랑시티(Restaurant City)와 유사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런 이유로 징가는 먼저 출시됐던 타사의 게임들을 표절했다며 여러 차례 소송을 당하기도 했다.
징가는 2011년 기업가치가 100억달러를 넘어서기도 했지만 최근 계속되는 실적 부진으로 몰락해 겨우 명맥만 유지하고 있다. 페이스북과 연계한 소셜게임 시리즈 성공에 도취돼 모바일 게임 환경에 빠르게 대응하지 못한 게 원인이었다. 징가 주가의 하락으로 한때 20억달러에 달하던 핀커스의 자산도 10억달러로 반토막 났다.
![앤트로픽 IPO는 시작일 뿐…AI 모델 ‘골라주는 시장’ 커진다 [서학개미 주식회사]](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3/rcv.YNA.20260813.PRU20260813276001009_T1.jpg?type=h&h=240)
![“교과서 미래엔 AI가 있다”…‘AI 공장’된 미래엔 세종공장 [그 회사 어때?]](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2/news-p.v1.20260821.9213ff47283443e4aeec745e2b971c31_T1.jpg?type=h&h=240)
![일본서 사라진 인플레 ‘명목 앵커’…물가·엔화에 중요한 이유 [츠토무 와타나베]](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1/news-p.v1.20260816.209013b3297d4c92ab32710d529f3877_T1.jpg?type=h&h=24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