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평가절하율 22국 중 20위…엔화의 1/4, 유로화의 1/7에 불과 한국제품 수출경쟁력 저하 요인…日·EU 통화약세엔 침묵 편파적
일본, 유럽 등 선진국은 물론 브라질, 터키, 헝가리 등 신흥국들이 경제 회생을 위해 자국 통화를 경쟁적으로 평가절하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 원화의 평가절하율이 22개 주요국(지역) 가운데 3번째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원화가 글로벌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고평가돼 있는 셈으로, 한국 제품의 수출경쟁력을 저하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13일 기획재정부가 한국 원화를 비롯해 일본, 유럽연합(EU), 중국 등 주요 22개국 통화의 미 달러화에 대한 평가절하 정도를 비교한 결과 한국은 2013년말에 비해 이달 8일 현재 3.77% 절하돼 절하율이 세번째로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러한 절하율은 주요 교역 대상국인 EU지역 유로화 절하율(-21.55%)의 7분의1, 일본 엔화 절하율(-12.34%)의 4분의1에 불과한 것이다.
러시아 루블이 같은 기간 38.74% 절하돼 가장 큰 폭의 절하율을 기록했고, 브라질 헤알(-22.54%)과 EU의 유로, 헝가리의 포린트(-21.4%) 등 3개 통화는 20%대 절하율을 보였다. 터키 리라(-17.35%), 칠레 페소(-14.18%), 일본 엔, 영국 파운드(-10.21%) 등 9개국 통화는 10%대의 절하율을 기록했고, 싱가포르 달러(-6.91%), 타이완 달러(-4.06%) 등 경쟁국 통화도 원화보다 큰폭 절하됐다. 한국 원화에 비해 평가절하율이 낮은 통화는 경제가 급성장하고 있는 인도 루피(-0.71%)와 중국 위안(-2.4%) 등 두 통화였다.
작년말과 비교할 경우 한국 원화는 달러화에 비해 0.74% 절상돼 통화가치가 절상된 5개국에 포함됐다. 유로(-11.31%)와 엔(-0.54%), 싱가포르 달러(-2.59%) 등 17개국 통화는 절하추세를 지속했고, 한국보다 절상률이 높은 통화는 지난해 큰폭 떨어졌던 러시아 루블(5.08%)과 타이완 달러(2.14%), 스위스 프랑(2.32%), 인도 루피(1.82%) 등 4개였다. 중국 위안화는 변동이 없었다.
한국 원화는 지난해 세계 각국의 통화가 일제히 약세를 보일 당시 상대적으로 안정세를 보였고, 올들어 각국 통화절하 속도가 둔화될 때에는 오히려 강세를 보인 셈이다. 이처럼 원화가 상대적으로 고평가를 받으면서 수출에 큰 타격을 주고 있는 상태다.
그럼에도 미 재무부가 한국 금융당국의 외환시장 개입을 비난하며 원화 평가절상을 압박한 것은 지나치다는 지적이다.
전민규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은 “한국 환율정책에 대한 미국의 비난은 자국 제조업을 보호하고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한 엄포”라며 “잠재적으로 한국이 환율정책에 관여하지 말 것으로 경고한 것이지만 효과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기획재정부는 “정부는 환율시장에 개입하지 않는다”며 “이번 미국 재무부의 보고서는 말 그대로 추정일 뿐”이라고 말했다.
배문숙 기자/
osky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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