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원승일 기자] 정년 연장 보장 여부, 청년고용 효과 등 임금피크제를 둘러싼 논란이 여전한 가운데 공공기관과 민간기업 모두 임금피크제 도입이 지지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노사정위원회 합의가 결렬된 후 각 기관, 기업들의 임금피크제 관련 노사 협의도 지연되고 있다.
23일 기획재정부와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3월 말 현재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공공기관은 전체 316곳 중 56곳으로 17%에 불과했다. 다만 올해 일부 공공기관이 지정 대상에서 해지되거나 신설되는 등 기관마다 상황이 달라 도입 비율은 달라질 수 있다는 게 기재부의 설명이다. 정부는 내년부터 정년 60세 연장이 의무화되면서 우선 공공기관부터 임금피크제 도입을 유도한다는 입장이지만 정작 공공기관들은 임금피크제 도입을 주저하고 있다.
더구나 한국수력원자력, 대한석탄공사 등 올해 임금피크제 도입 계획이 있는 기관들마저 노사 협의 과정이 지연되면서 실제 도입 여부가 불투명한 상태다.
민간기업의 임금피크제 도입률은 더 저조하다.
같은 기간 전체 민간 사업장 9034곳 중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기업은 849곳으로 9.4%에 머물렀다.
구체적으로는 100인 이상 기업 6534개 중 515개, 300인 이상 기업 2500개 중 334개로 도입률은 각각 7.9%, 13.4%로 집계됐다.
정부 관계자는 “임금피크제 도입은 의무가 아닌 권고사항으로 기업에 강제할 수는 없다”며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기업에 지원금을 주는 방안도 마련했지만 이 또한 노사 합의 없이는 소용이 없다”고 말했다.
실제 노동계와 경영계는 정년 연장과 맞물린 임금피크제 도입 효과에 대해 큰 시각차를 보여왔다.
경영계는 정년이 연장됨에 따라 늘어나는 인건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임금피크제 도입을 의무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정부도 청년을 포함한 신규채용 늘리려면 임금피크제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노동계는 임금피크제가 도입되더라도 ‘권고사직’ 등의 형태로 정년연장을 보장받기는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게다가 퇴직 전에 임금이 계속 줄어들 뿐만 아니라 퇴직금, 국민연금도 덩달아 줄어 노후 불안 또한 우려된다고 주장한다.
결국 임금피크제 도입은 의무화가 아닌 노사 자율에 맡겨야 한다는 게 노동계 측 입장이다.
임금피크제 도입이 청년 고용 등 신규채용을 늘린다는 효과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정부는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기업의 경우 신규채용 중 30세 미만 청년층 비율이 높고, 고령층 근로자의 고용 안정성도 높다고 밝혔다.
반대로 일부 학계와 노동연구원 등은 정년 연장에 따른 중ㆍ고령자 고용 증가가 청년 고용을 감소시키는 등 세대 간 고용의 상관관계는 없다고 주장한다.
이들에게 요구하는 업무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중ㆍ장년층 일자리가 늘어난다고 해서 청년층 일자리가 줄어들지는 않고, 임금피크제가 청년 고용을 늘린다는 증거도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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