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녹음 파일 공개로 ‘취재윤리’ 논란이 일고 있는 JTBC 보도국이 사면초가에 놓인 형국이다. 지난해 6.4 지방선거 당시 지상파 방송3사인 KBS, MBC, SBS가 공동으로 진행했던 출구조사 결과를 무단사용, 현재 민형사상 소송도 진행 중이다. JTBC는 ‘취재윤리’가 거론되는 두 사안으로 도마에 오르며 언론단체로부터 ‘공익성과 신뢰성을 모두 놓쳤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가운데, 자칫 3사가 제시한 24억원의 막대한 금액도 배상할 위기에 놓였다.

지난 22일 서울중앙지법 민사12부 심리에서 원고 측 변호인은 “지상파 방송3사가 24억원을 들인 예측조사 결과를 JTBC에서 무단 방송해 독점성이 훼손, 이에 따른 시장기회 상실로 손해를 입었다”고 강조했다. JTBC 측 소송대리인은 하지만 “피고(JTBC)의 행위로 인해 손해를 입었다는 인과관계를 따질 수 없다”고 반박했으나, 이미 JTBC 측이 “출구조사 결과를 취재활동을 통해 사전입수해 방송했다”고 밝힌 상황에서 타언론사의 취재파일을 무단으로 도용했다는 비판은 면하기 어려워 보인다.

JTBC는 앞서 지난해 6.4 전국동시지방선거 방송에서 지상파 방송3사가 공동으로 진행한 출구조사 결과를 “‘지상파 출구조사’라는 표제 하에 무단보도했다”고 방송3사 측은 주장하고 있다.

당시 MBC가 오후 6시 0분 45초경에 서울시장 후보인 정몽준 새누리당 후보자와 박원순 새정치민주연합 후보자의 예상 득표율을 화면에 띄운 직후인 오후 6시 0분 47초에 JTBC는 같은 보도를 냈다. JTBC는 당시 투표 종료 직후 4개 광역단체장에 대한 자체 예측조사를 발표한 뒤 지상파 출구조사의 광역단체장 1, 2위 명단과 득표율을 공개했다. KBS와 SBS는 해당 출구조사 결과로 살펴본 예상 득표율을 보도하지도 않은 상황이었다.

양측의 입장을 참고한 법원의 판단은 지상파 3사 측의 손을 들어줄 것이라는 데에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서로 엇갈린 입장을 내놓고 있는 이 공판의 쟁점은 두 가지다.

하나는 지상파 방송3사의 출구조사 결과가 ‘영업비밀’이라고 판단할 수 있느냐의 여부다. 지상파 방송3사 측은 이에 대해 “출구조사는 상당한 투자와 노력으로 만들어진 성과로 3사끼리도 이를 어길 시에는 위약별 조항까지 둔다. 보안유지 각서를 써가면서 비밀을 유지하기로 한 자료”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JTBC 측은 “선거 당일 오후 5시32분경부터 원고들의 예측조사 결과가 카카오톡 등의 인터넷과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전달됐다”며 “이에 비춰 해당 자료가 ‘비밀’로 관리했다고 보기에는 어렵다”는 주장을 내놨다.

재판부는 3사 측의 입장에 섰다. 이날 공판에서 재판부는 “일주일 전이 아니라 방송 직전에 예측조사 결과가 유출되었으며, 카카오특 등으로 소문처럼 자료가 돌았다고 해도 해당 자료의 비밀관리성을 부인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즉 조사 결과가 돌 수는 있으나 그것을 단지 참고만 하는 것과 자기 방송에 사용하는 것은 다른 문제로 봤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도에 써선 안 될 자료”라고 강조했다.

두 번째 쟁점은 이로 인한 손해배상청구액으로 24억원을 산정하는 것이 타당한가에 대한 부분이다.

방송3사 측은 “손해액은 광고판매액의 차이 등으로 파악할 것이 아니라 독점훼손 및 시장상실기회 등의 관점에서 파악하여야 하며, 피고가 원고들의 예측조사 결과와 유사한 성과물을 독자적으로 취득하기 위해서는 7억원을 넘어 원고들 청구액인 24억원에 상응하는 금액을 지출해야 한다”는 진술했다. 이 24억원은 지상파 방송3사가 공동 출구조사에 투자한 비용이다. 당시 방송3사는 N분의 1로 동참했다. 재판부는 이에 대해 “24억원이 인정될 수 있을 것인지 판단해보겠다”는 답변을 내놨다.

현재 지상파 방송3사는 이번 출구조사 건을 놓고 JTBC와 조정할 의사는 없다는 입장이다. 법리상으로는 ‘영업비밀 침해’라는 법리상 용어를 통해 민사 소송을 진행하고 있으나 세 언론사에선 이를 엄연히 독자적인 취재파일로 판단, 언론윤리에 반하는 행위로 보고 있다. 때문에 이날 3사 측 소송대리인인 법무법인 화우 측은 최근 같은 논란이 일었던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녹음파일 사전 공개 사례를 언급하며 JTBC 보도국의 윤리성을 문제 삼았다.

재판부는 “3사에서는 JTBC에 대한 응징성이 있어 해당 사례를 판례로 남기고 싶은 것인지, 조정 의사가 있는 것인지”에 대해 물었으나 방송3사 측은 “조정 부분에 대한 논의는 해본 적이 없으며, 할 의사가 없다”는 입장이다. 출구조사 무단도용에 대한 민사소송에 대한 선고기일은 다음달 8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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