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슬기 기자] SK하이닉스가 전자업계의 전통적 비수기로 꼽히는 1분기 ‘실적하락의 악몽’을 깔끔히 털어냈다. 주력 제품인 PC용 D램의 출하량 감소분을 서버용 D램과 낸드플래시 등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확대로 보완한 결과다. 이에 따라 SK 하이닉스의 재무 안정성도 큰 폭으로 개선됐다.

SK하이닉스는 국제회계기준(K-IFRS) 지난 1분기 4조8180억원의 매출액과 1조589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23일 밝혔다. 전년동기대비 매출액은 29%, 영업이익은 50% 증가한 수치다. 당기순이익은 1조2950억원으로 전년동기(8020억원)보다 27%나 늘었다.

전분기(2014년 4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액은 6%(5조1480억원→4조8180억원), 영업이익은 5%(1조6670억원→1조5890억원)가량 줄어들었지만, 영업이익률은 32%에서 33%로 오히려 1%포인트 늘어났다. 1분기가 반도체 산업의 전통적 비수기인 것을 감안하면 ‘선방’을 넘어 ‘약진’을 이룬 셈이다.

일반적으로 반도체 시장은 2분기에 한 해 생산계획을 결정해 3분기에 본격적인 설비 가동에 돌입, 4분기에 제품을 집중 판매하는 구조로 1분기 실적이 늘 큰 폭으로 하락하는 경향을 보여왔다.

SK하이닉스는 이같은 1분기 선전의 이유로 ‘제품 포트폴리오의 다양화’를 꼽았다. 지난 1분기 PC 등 소비자용 D램 수요가 크게 줄어들었지만, 서버용 D램과 낸드플래시 부문의 수익성이 늘어나면서 이를 상쇄했다는 것이다.

실제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노트북을 포함한 PC용 D램의 거래비중은 지난 2012년 57.6%에서 지난해 39.%로 감소일로를 걷고 있다. PC용 D램은 가격 역시 지난해 말 3.59달러에서 지난달 말 3.13달러로 ( DDR3 4Gb 512Mx8 기준) 폭락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모바일용 D램 거래비중이 21.2%에서 33.1%로 증가한데다, 가격도 안정세를 유지하면서 SK하이닉스의 ‘호실적’ 기록을 도왔다. 낸드플래시 역시 모바일 신제품 효과 등으로 전분기와 동일한 출하량을 달성했다.

특히 모바일용 D램과 낸드플래시 시장의 수요 증가는 앞으로도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는 2분기 20나노 중반급 D램의 비중을 대폭 늘리고, 20나노 초반급 D램의 양산 준비를 완벽히 끝마쳐 원가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또 서버와 모바일 시장을 중심으로 DDR4 제품 비중을 확대해 DDR4 시장 전환에 대비할 방침이다.

지난해말까지는 스마트폰에 주로 DDR3 모바일 D램이 탑재됐었지만, 올해 중반부터는 각 기업의 하이엔드급 주력 스마트폰 출시가 이어지면서 DDR4 모바일 D램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관측된다.

아울러 낸드플래시는 10나노급 TLC(트리플레벨셀) 제품을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출하해 생산 비중을 확대하고, 3D 제품의 파일럿 생산과 검증 절차도 올해 안에 마무리할 예정이다.

한편 1분기 실적 호조에 따라 SK하이닉스의 재무 안정성도 대폭 개선됐다. 1분기 말 기준 SK하이닉스의 기준 현금성 자산 규모는 4조248십억원으로 전분기보다 1930억원 늘었다. 차입금은 3조5720억원으로 6030억원 감소했다. 현금성 자산이 차입금 넘어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