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비서가 지난해 고모 김경희(69·사진)를 독살했다는 주장이 북한 고위 탈북자를 통해 제기됐다고 미국 CNN방송이 보도했다.
CNN은 11일 탈북자 박모 씨를 등장시켜 “김정은이 김경희를 독살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보도했다. 박 씨는 “지난해 5월 5일이나 6일 김정은이 김경희를 독살하라고 지시했다. 처음에는 김정은의 경호를 맡는 974부대 정도만 독살 사실을 알고 있었으나 현재는 고위 관리들도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 씨 인터뷰는 폴라 행콕스 CNN 서울 특파원이 어두운 실내에서 직접 진행했으며 영상에서는 평양 말투로 들리는 박 씨 음성이 변조 처리가 되지 않고 나온다. 다소 통통한 체격의 박 씨는 뒷모습과 옆모습, 앞모습 등이 비치나 실루엣으로 처리해서 신원을 파악하기는 매우 어렵다. CNN은 박 씨에 대해 ‘북한 최고위층이었던 사람 중 한 명’이라고 했다.
박 씨는 인터뷰에서 “김경희가 남편 장성택이 처형된 뒤 불만을 표출했고 김정은은 불만을 잠재우려고 독살했다”며 “김정은은 마식령스키장, 문수물놀이장을 만들고 싶어 했으나 장성택은 경제 회생이 먼저라고 제안했다. 이 시기부터 갈등이 시작됐다”고 했다. 그는 또 “장성택은 지하 밀실에서 30명 정도의 보좌진만 보는 가운데 총살됐다”고 말했다. CNN은 “북한이 지구상에서 가장 폐쇄적인 국가이기 때문에 박 씨의 주장을 자체적으로 확인할 방법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김경희 독살설과 관련해 우리 정보당국은 부인하고 나섰다. 김경희 사망을 특징지을 만한 근거가 없다는 게 이유다.
13일 MBN에 따르면 우리 정보당국은 김경희 독살설에 대해 “사실이 아닌 걸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CNN 보도에서 김경희가 독살됐다고 추정되는 시점은 지난해 5월. 그러나 국정원은 올해 2월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김경희의 생존 가능성을 보고했다.
신경민 국회 정보위 야당 간사는 지난 2월 “김경희 사망 설이 NHK에서 보도한 게 있는데 그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시점이 9개월이나 차이 나는 만큼 지난 2월 국정원의 보고가 신빙성이 더 높을 가능성이 있다.
또, 탈북자의 주장을 100% 신뢰할 수 없다는 것도 이유 중 하나다.
정보당국 관계자는 “일부 탈북자들은 생존을 위해 탈북 이후 얘기를 만드는 경우도 있다”며 “이번 사안도 그럴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또 김일성 주석 직계를 일컫는 백두혈통이 사망했다면 장례가 성대하게 치러졌을 텐데 이런 징후가 없었다는 것도 김경희가 여전히 살아있을 가능성에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
한편 김경희는 장성택 처형 3개월 전인 2013년 9월 이후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으며 이에 대해서는 위독설, 자살설, 병사(病死)설 등 각종 의혹이 떠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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