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최남주 기자]국내 최초로 중동호흡기증후군 환자가 발생한데 이어 그를 간병하던 부인도 동일한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나 보건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질병관리본부는 바레인으로부터 입국한 내국인 중동호흡기증후군 확진환자 A씨(68)를 간병하는 부인에게서 호흡기 증상이 있어 유전자 진단검사를 수행한 결과 양성 판정으로 나타났다고 21일 밝혔다. 현재 A씨 부인의 상태는 안정적이며 국가지정 입원치료병상 내에서 격리 치료중이다.

최초 확진 환자 A씨는 지난 15일부터 17일까지 B병원에 입원하던 중, 2인실에서 함께 입원한 남성 환자(76)가 20일부터 발열증세가 있는 것이 역학조사 과정에서 확인돼 이날 국가지정 입원치료격리병상으로 옮겨졌고, 검체는 질병관리본부에서 유전자진단 검사에 들어간 상태다. 질병관리본부는 접촉자에 대한 증상발현능동 모니터링을 지속적으로 수행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중동호흡기증후군은 과거에는 사람에게선 발견되지 않았던 새로운 유형의 바이러스인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한 중증급성호흡기 질환이다. 이 질병은 감염성은 낮지만 치사율이 40.7%로 높은 호흡기 질환으로 환자들은 대부분이 중동지역, 특히 사우디아라비아와 관련이 있다.

2012년 4월 사우디 등 중동지역에서 발생하기 시작해 이 지역을 공포로 몰아넣었던 중동호흡기증후군은 현재 확산 속도가 주춤하지만 현재까지도 발병 사례 보고가 이어지고 있다. 유럽질병통제센터(ECDC)의 자료를 보면 지난해 5월까지 전세계 중동호흡기증후군 감염 환자는 총 1142명으로 이 가운데 무려 40.7%에 달하는 465명이 숨졌다.

이중 사우디, 아랍에미리트 등 중동지역에서 발생한 환자가 1117명으로 97.8%를 차지했다. 사우디에서만도 996명이 감염돼 428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 병에 걸리면 2∼14일가량 잠복기를 거쳐 38도 이상의 고열과 기침, 호흡곤란증세를 보인다. 심하면 폐기능이 생명을 유지할 수 없을 만큼 떨어져 사망에 이른다.

이 질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는 중동호흡기증후군 코로나바이러스다. 증상을 완화해주는 약은 있지만 치료제는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 병원에서는 환자의 면역력이 바이러스를 몰아낼 때까지 생명력을 유지해주는 방식으로 치료한다. 숨을 쉬지 못하면 인공호흡기를 달고, 콩팥 기능이 떨어지면 투석을 해주는 방식이다.

이번에 중동호흡기증후군에 감연된 A씨는 지난 4월 중순부터 바레인에 체류하면서 농작물 재배관련 일에 종사하다가 5월4일 카타르를 거쳐 귀국한 뒤 발열, 기침 등의 증상을 호소해 발병이 확인됐고 그의 부인은 간병중에 전염된 것이다. 이에 앞서 질병관리본부는 A씨의 감염 사실이 확인되자 이 질병에 대한 관리체계를 ‘관심’에서 ‘주의’로 격상시키고 중앙방역대책본부를 설치했다.

질본은 A씨의 부인뿐 아니라 그가 외래와 입원 등을 통해 그동안 방문했던 병원 3곳의 의료진과 다른 가족 등 접촉자에 대한 역학 조사를 진행중이다. 앞서 질본 관계자는 “중동호흡기증후군은 감염성이 높지 않은 편이지만 치사율이 높은데다 아직 치료백신이 개발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추가 감염자 발생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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