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일본의 근대산업시설 세계유산 등재 신청과 관련해 오는 22일 도쿄에서 열리는 한일양자회담을 앞두고 정부가 ‘막판 뒤집기’에 전력을 쏟고 있다. 일본에 보완 조치를 요구하기 앞서 세계유산위원회 공략에 나선 것이다.
정부는 일본이 세계유산으로 등록하려는 23개의 시설 중 7개에서 조선인 약 5만7000명이 강제 노동했다는 사실을 외면한 채 산업혁명 시설로만 부각시켜 세계유산으로 등재하려는 일본의 태도에 반발해왔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20일 이리나 보코바 유네스코 사무총장을 만나 “세계유산은 국가 간 갈등을 조장하는 것이 아니라 대화ㆍ화해ㆍ우호를 증진시키는 역할을 해야 한다”며 “비인도적인 강제노동이 자행된 역사는 외면한 채 ‘규슈ㆍ야마구치 및 인근 지역 메이지 혁명 근대 산업시설’을 일본이 세계유산으로 등재 신청하는 것은 세계유산협약의 정신과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보코바 사무총장은 “한국과 일본은 세계유산위원회의 회원국으로 한ㆍ일 양자 간 대화를 여러 차례 강조해 왔다”며 “세계유산위원회 위원장에게 대통령의 메시지를 명확히 전달하겠다”고 답했다.
같은 날 정의화 국회의장,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나경원 국회 외교통일위원장도 보코바 총장과의 면담을 통해 우리 측의 우려를 전달했다.
현재까지는 세계유산위원회 산하 민간자문기구인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가 해당 시설에 대해 등재 권고를 내린 만큼, 우리 정부가 한일회담에서 등재 신청 자체를 철회시키기는 불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 다수였다. 때문에 세계유산 등재보고서에 ‘이 시설은 강제징용한 조선인들이 희생당한 곳’이라는 문구를 삽입하는 쪽으로 목표를 잡아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외교부 관계자는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우리의 정당한 우려를 반영한다는 것은 일본의 태도에 따라 강하게는 등재 저지에서부터 추모조치까지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세계유산위원국 사이에서 강제노동과 같은 인권적인 측면도 검토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면서 “이번 상황에서는 한국과 일본 모두 위원국이고, 위원국끼리 대립을 하는 경우는 일반적인 사안과는 성격이 다르다”며 다양한 전개 양상이 나타날 수 있음을 시사했다.
y2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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