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천예선 기자]박삼구<사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금호산업 인수 자격 확보가 유력한 가운데 박 회장과 금호산업 채권단이 적정 가격을 놓고 치열한 물밑 싸움을 벌이고 있다.
금호산업은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지주회사격으로 지난 달 호반건설이 6007억원에 인수하겠다고 나섰지만 채권단은 예상했던 가격보다 낮다며 우선매수청구권을 갖고 있는 박 회장과 먼저 매각 협상을 해보겠다고 발표했다.
박 회장은 13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일경제인회의에서 기자들과 만나 “호반건설이 제시한 가격이 시장에서 보는 가격”이라고 말했다. 박 회장이 언론에 금호산업의 시장 가치에 대해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 회장의 발언은 호반건설 응찰가가 예비실사를 거쳤기 때문에 시장이 평가하는 금호산업의 가치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는 “금호산업에 대한 가격 결정은 채권단의 몫”이라면서도 “기업가치는 억지로 올리거나 내릴 수 없는 것이다. 채권단이 무리하지 않고 합리적인 가격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는 채권단이 복수의 회계법인을 통해 기업가치를 다시 평가하는 과정에서 매각 희망가가 높아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의식한 것으로 읽힌다.
반면,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호반건설 응찰가 수준은 받아 들일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하고 있다. 채권단 관계자는 “실사 결과가 나와봐야겠지만 호반건설이 제시한 가격은 기대에 한참 못미친다”며 “1조원 안팎으로 팔아야 한다는 의견이 여전히 존재한다”고 말했다.
채권단은 금호산업의 주력 계열사인 아시아나항공이 유가하락 효과로 실적이 개선되는 등의 호재가 실사에 반영되면 가격이 좀 더 올라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회계법인 업계에서는 채권단의 희망대로 기업가치가 크게 늘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평가시점과 기준이 유사하기 때문에 재평가를 한다고 해서 가격이 급등하거나 급락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한 회계법인 관계자는 “호반건설 가격 대비 10% 내외 수준에서는 변동이 가능할 수 있겠지만 그 이상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6일 열린 채권단 운영위원회에서 우리은행이 “회계법인에 금호산업 재평가를 맡겨도 호반건설 이상의 가격을 보장 받을 수 없다”며 “6007억원에 금호산업을 박 회장에 매각하자”고 주장했던 것도 같은 맥락이다.
채권단은 오는 18일 전체 채권단 회의에서 75%(채권액 기준) 이상이 동의하면 박 회장에게 입찰경쟁 없이 금호산업 지분 50%+1주(경영권)를 파는 수의계약에 나설 계획이다. 현재로서는 가결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이 수의계약을 결정하면 한 달여간 삼일회계법인과 안진회계법인에 금호산업 및 아시아나항공 실사를 맡겨 공정가격을 도출한다. 채권단은 이 공정가격을 기초로 박 회장과 가격 협상에 나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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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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