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곤 새정치연합 혁신위원장 기자회견 -당의 현 상황 풀 한포기 자라기 않는 척박한 현실 규정 -새정치 모든 의원 기득권 포기ㆍ계파 모임 중지 요구 직격탄 -실력있는 정책 정당, 활력있는 젊은 정당, 책임있는 신뢰 정당 등 혁신의 3가지 키워드 밝혀 -중진 의원 물갈이 분석으로 파장 예고 -정무직 당직자 일괄 사표 제출…문재인 “더 쇄신 더 탕평하는 인사 하겠다”

[헤럴드경제=홍성원ㆍ박수진 기자]첫 출발부터 강력했다. 당내 계파 갈등이 첨예해 초반 탐색전은 ‘낮은 자세(로키ㆍlow key)’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과 달리 애둘러 가지 않았다. ‘정당ㆍ공천ㆍ정치’ 등 3대 분야 개혁을 외쳤고, 모든 의원들에게 기득권을 내려 놓으라고 요청했다.

극심한 내홍에 빠진 새정치민주연합의 ‘구원투수’인 김상곤 혁신위원장은 27일 당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공식 등판했다. 문재인 대표가 제안한 ‘초계파 혁신위원회’의 장 직(職)을 수락한지 사흘만이다.

27일 국회 대표위원실에서 열린 새정치연합 최고위원회의에서 당혁신위원장을 맡게 된 김상곤 전경기도교육감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정희조 기자/checho@heraldcorp.com
27일 국회 대표위원실에서 열린 새정치연합 최고위원회의에서 당혁신위원장을 맡게 된 김상곤 전경기도교육감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정희조 기자/checho@heraldcorp.com

그는 최고위원들과 상견례 뒤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 저는 사약을 앞에 두고 상소문을 쓰는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서 있다”고 취임 일성(一聲)을 날렸다. A4 용지 석장 분량의 회견문엔 ‘절벽’, ‘처참’, 한 가닥 동아줄’ 등 당의 위기를 표현하는 단어들이 곳곳에 녹아 있었다.

김상곤 위원장은 새정치연합의 현 상황을 풀 한포기 자라지 않는 척박한 현실에 처해 있다고 규정했다. 그는 중국 제나라 근교의 우산(牛山)은 애초 아름다웠으나 나무와 풀을 베어 민둥산이 됐다는 걸 언급, “새정치연합이 어찌 아름다운 적이 없었겠나”라며 “일찍이 민주화를 이뤄낸 대한민국의 역사였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나 “지금 새정치연합은 어떻나”라고 반문하고 “과거를 이어 새로운 미래를 창조하지 못하고 있다. 권력을 소유하겠다는 패권과 개인과 계파의 이익을 위해 우산(牛山)의 싹을 먹어치우듯 새정치연합을 민둥산으로 만들고 있다”고 날선 비판을 했다. 이어 “국민과 당원들은 새정치연합을 ‘무능력 정당’, ‘무기력 정당’, ‘무책임 정당’이라고까지 한다”고 덧붙였다.

김상곤 위원장은 그러면서 혁신의 키워드로 ▷실력있는 정책 정당 ▷활력있는 젊은 정당 ▷책임 있는 신뢰 정당 등 3가지를 꼽았다. 이는 김상곤 호(號)가 출범하기에 앞서 정치권 일각에서 호남 다선(多選) 의원 물갈이 등 파급력이 큰 사안을 실행에 옮길 것이고 전망한 데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대목이다. 그가 만들어낼 혁신안에도 이같은 기류가 반영될 가능성이 커 파장이 예상된다.

김 위원장은 “혁신위원회는 정당개혁, 공천개혁, 정치개혁의 무겁고 준엄한 혁신을 이뤄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는 아울러 “새정치연합이 바로 서지 않으면 정치개혁의 희망도 사라진다”며 “새정치연합의 모든 의원들이 기득권을 내려 놓고 낮은 자리에서 겸허히 혁신에 동참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또 “지금부터 혁신위원회의 활동기간 중 패권과 계파는 존재하지 않는다”면서 “계파의 모임조차 중지하기를 요구한다”고 사실상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바로 지금부터 혁신은 시작될 것”이라며 “혁신위원회의 앞 길을 가로막는 그 어떤 세력이나 개인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상곤 위원장은 당장 이날부터 당내 주요 계파를 그룹별로 나눠 대면접촉을 통해 당내 상황을 면밀히 파악하고, 혁신을 위한 총의를 모은다는 복안이다. 밑바닥 민심까지 확인한 뒤 세부 혁신안을 내겠다는 의도가 읽힌다.

김 위원장의 기자회견에 앞서 당 최고위원회의에선 그를 혁신위원회 위원장으로 임명하고, 개혁 관련 권한 일체를 일임하기로 했다. 문재인 대표는 “혁신의 목적은 우리 당을 내년 총선에서 이기는 정당, 궁극적으로 집권할 수 있는 정당으로 만드는 것”이라며 “혁신위가 국민 눈높이에서 국민이 바라는 혁신을 강단있게 해나가도록 전폭적 지지를 아끼지 않을 것이다. 혁신의 길에 그 어떤 제약도 없다”고 밝혀 김상곤 위원장에게 힘을 실었다.

정치권에선 김상곤 위원장이 다음달 2일 열릴 예정인 새정치연합 워크숍에서 혁신의 세부안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이날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혁신의 주요 내용은 워크숍 때 많이 얘기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문재인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오늘 우리당의 수습과 쇄신을 위해 정무직 당직자 전원의 일괄 사표가 제출됐다”며 “더 쇄신하고 더 탕평하는 인사를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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