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의 장기 성장을 위해 벤처육성은 매우 중요한 과제이다. 벤처육성을 위해서는 당국의 정책조치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기업들의 솔직함과 증권사 등 직접금융을 다루는 금융회사의 기업가치 판단 능력 제고가 우선돼야 한다.
과거 우리경제는 매우 활달했다. 우리경제는 70년대의 1, 2차 석유파동, 90년대 후반의 ‘IMF’, 2008년에 금융위기를 겪었지만 다시금 일어섰다. 우리경제의 성장률은 늘 세계성장률보다 엄청 높았고, 이 과정에서 복지의 최종목표인 고용 창출도 활발하게 이뤄졌다.
그러나 장기관점에서 보면 현재 한국경제는 저성장국면으로 진입한 것 같다. 국회예산정책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 일본경제연구소 등 국내외 주요연구단체가 제시한 2060년까지 한국성장률 전망에 따르면 향후 우리 성장률은 2020년대 중반까지는 3%대를 유지하지만, 2040년까지는 2%대로 떨어진다. 또 그 이후는 1%대에 그칠 것으로 추정된다.
통상 성장률 1%의 고용창출력은 7만개 남짓으로 추정된다. 반면 2014년 현재 대학생은 220만 명(대학원 전문대생 포함하면 327만명)이다. 한해에 55만 명이 신규로 노동시장에 진입하는 셈인데, 이를 수용할 일자리는 턱 없이 부족한 것이다.
더구나 세계경제에서 우리의 현재 주력산업 위상은 예전만 못하다. 그간 우리의 주력산업은 10년 단위로 부가가치가 높은 쪽으로 이전해 왔다. 60년대는 섬유, 신발, 목재가 주력산업이었다면 70년대는 건설, 종합무역상사가, 80년대에는 금융업이 주력산업이었다. IMF직후에는 벤처산업이 한때 희망이었고, 이어 2002 ~ 2012년에는 전자, 자동차, 조선, 화학, 기계 등 중화학공업이 한국경제를 이끌었다. 하지만 2000년 이후 주력산업은 경쟁국가의 빠른 추격으로 예전만 못해졌다. 때문에 현재는 변신이 요구되는 시점이라 하겠다.
이와 관련 해외사례를 보면 선진국일수록 유형자산보다는 높은 잠재 부가가치를 지닌 모험기업 또는 지식기반 부문에 많은 투자가 이루어지는데, 이 부문은 많은 고용을 유발한다. 예컨대 우리의 경우도 정보통신기술(ICT)부문은 10억원을 투자할 때 전 산업평균 11.4명보다 훨씬 많은 15.3명 가량 고용을 창출한다. 또 이 부문은 경기변동을 덜 타 고용의 안정성도 높다.
때문에 벤처나 지식산업 쪽으로 돈이 몰려야 한다. 특히 정부 지원금뿐만 아니라 민간자금도 이 부문에 투자돼야 한다. 사실 제한된 정부자금 보다 민간자금이 몰릴 때 벤처는 제대로 육성된다. 그러나 아직은 민간자금이 기대만큼 투자되지 않는 듯하다. 2000년대 초반에 발생한 벤처투자 후유증이 잔존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의구심을 풀려면 우선 기업이 정확한 기업정보를 투자가에 제공하여야 한다. 즉 적절한 기업가치 산정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여야 한다.
투자가와 기업 간의 이해를 중재하는 증권사 등 금융회사가 판단능력을 키워야 한다. 즉 부족한 리서치 능력을 제고시켜 해당기업의 장기전망에 대한 견해를 가감 없이 밝히고, 이에 따른 적절한 기업가치를 산정하여야 한다. 그래야만 기업과 투자가 양자로부터 신뢰를 얻고 벤처시장이 육성될 것이다. 툭하면 정책 탓만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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