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진원 기자] 한국가스공사가 발주한 1조원대 주배관공사를 100원짜리 ‘동전뽑기’로 나눠먹은 담합 비리 건설사들에 거액의 벌금형이 내려졌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9단독 조정래 판사는 4일 건설산업기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삼성물산, 현대중공업, SK건설 등 17개 건설사에 가담 정도에 6000만~7000만원 씩의 벌금형을 선고했다.
담합을 주도한 실무자 3명에 대해선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나머지 15명에는 각각 벌금 3000만원을 선고했다
조 판사는 “피고인들은 건설회사 임직원으로서 순차 공모해 한국가스공사 발주 공사를 임의배분키로 하고, 공구를 골고루 나눠 갖는 담합 사실이 인정된다“면서 ”전체 조단위를 넘는 공사 규모 범위에 비춰 피고 주장하는 ‘건설업계 어려움’만으로 죄가 감경 되지 않는다”라고 판결 이유를 설명했다.
조 판사는 “법인은 부정한 이익이 최종적 귀속되는 점과 규모 등을 종합해 중하게 처벌한다”고 덧붙였다.
이들 건설사는 가스공사가 지난 2009년 1월 8000억원 규모의 1차 주배관공사 계획을 밝히자 같은해 3월 강남 카페 등지에서 수차례 모임을 가지며 담합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조사결과 이들은 낙찰 회사 및 입찰 가격 등을 사전에 협의하고 주배관공사의 공구(공사구역)를 서로 나눠 가지기로 합의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가스공사 낙찰 적정성 심사와 담합 의혹을 피하기 위해 투찰율을 80∼83%로 정하는 치밀함을 보인 것으로 조사됐다.
공소장에 따르면 이들은 투찰율을 결정할 때는 ‘동전뽑기’까지 활용됐다. 각자 가져온 투찰율을 화이트보드에 적은 뒤 100원짜리 동전에 네임펜으로 숫자를 매겨 뽑은 동전 숫자에 따라 투찰율을 정했다는 것이다.
공구를 받지 못한 건설사들은 각 공구별 공사 금액에 따라 주간사와 함께 공동수급자 일명 ‘서브사’ 로 입찰에 참여하고 하고, 각자 분배받은 공구 이외의 공구는 나머지 회사들이 들러리 입찰을 하기로 합의했다.
검찰은 재판을 통해, 낙찰 예정 업체는 담합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직원이 들러리 업체를 방문해 USB에 저장된 투찰 내역서 문서 파일의 정보를 변경한 후 입찰에 참여하고, 방문 기록도 남기지 않는 등 주도 면밀하게 담합을 실행했으며, 이 같은 수법으로 2009년부터 2012년까지 1조원대 상당의 가스주배관과 관리소 공사에서 담합을 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공정거래위원회가 4대강사업 담합 비리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호남고속철 담합비리 등과 함께 적발됐다.
가스공사는 담합건설사 낙찰율(약 84%)과 이후 경쟁입찰 평균 낙찰율(약 70%)의 차이를 적용해 각 건설사에 손해배상 소송을 진행할 예정이다.
jin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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