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메르스 공포에 빠졌던 증시가 빠르게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묻지마 투자’로 급등했던 종목들은 메르스 발병 이전 수준으로 주가가 다시 떨어졌고, 과도한 우려탓에 급락세를 보였던 종목들은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주가 반등에 성공했다. 금융당국이 메르스 루머에 대해 ‘엄단하겠다’며 나선 것도 증시 진정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9일 한국거래소와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8일 코스피 지수의 하루 변동(최고-최저지수)폭은 12.01포인트로 메르스 발병 이전의 안정화 수준에 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메르스 사태 이후 증시 변동폭은 메르스 환자 발생수와 비례하는 경향을 보였는데, 일례로 하루 변동폭이 최고 수준(31.01포인트)을 기록했던 지난 2일은 메르스 확진 환자 수가 6명이었던 날이다. 이날(2일)은 화장품 업종 지수가 5% 넘게 하락하고, 여행관련주와 영화업종 지수도 8% 넘게 급락하면서 ‘메르스 공포’가 증시를 지배했던 날로 기록돼 있다.

지난 1일에는 하루 7명의 메르스 환자가 최종 메르스 확정 판정을 받았다. 메르스 공포감과 코스피 지수변동폭이 비례했다는 분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그러나 이후 메르스 관련 환자 수가 진정세를 보이면서 코스피 지수의 하루 변동 폭도 진정세로 접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지수 변동 폭 뿐 아니라 개별 종목들도 메르스 사정권에서 멀어지는 추세다. 제약주들은 ‘메르스 상승폭’을 반납했다. 한올바이오파마는 2일을 고점으로 25% 가량 주가가 다시 떨어졌고, 진원생명과학도 최근 4거래일 연속 급락세로 돌아서며 고점 대비 주가가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제약주들의 하락은 특정 바이러스에 적합한 백신 개발에 최소 1년 이상이 걸리며, 현재로선 메르스 관련 백신이 없다는 증권가와 언론 보도의 영향 때문으로 해석된다. 주가가 급등할 이유가 없었다는 얘기다.

마스크 관련주들도 주가가 떨어졌다. 윌비스는 최근 3거래일 동안 주가가 떨어지며 지난달 28일 수준인 1700원으로 전날 장을 마쳤다. 웰크론은 주가가 떨어지면서 전날 6200원을 기록했다. 오공도 이틀간 하한가를 기록하면서 고점대비 30% 가량 주가를 반납해야 했다.

반면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들의 수가 줄어들 것이란 전망에 큰 폭의 하락세를 기록했던 화장품 관련주들은 급락세에서 진정세로 전환됐다. 화장품 황제주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2일 저점(주당 37만원)을 찍은 뒤 8%가량 주가가 올랐다. 코리아나와 한국화장품 역시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저점 대비 10% 이상씩 주가가 상승했다. 하락폭이 과도했다는 해석이 힘을 얻으며 저가 매수세 유입이 주가 상승에 주효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이외에도 여행주(株)인 하나투어와 모두투어는 주가가 고점 대비 10%가량씩 떨어졌지만, 급락세에선 확연히 벗어나는 추세다. CJ CGV는 지난 2일 저점을 찍은 뒤 8%가량 주가가 올랐고, 미디어플렉스와 NEW 등 영화 관련주들도 급락 뒤 반등에 나서고 있다.

금융당국이 메르스 테마주를 집중 감시하겠다고 나선 것도 증시 안정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8일 자본시장조사단과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와 함께 메르스 공포감으로 시세조종을 하는 행위를 엄단하겠다고 밝혔다. 과도한 허수 주문, 초단기 시세 관여와 상한가 굳히기가 집중 단속 대상이다. 김현열 금감원 자본시장조사1국장은 “작전 의혹이 있는 몇몇 종목을 찾아냈고 이를 대상으로 한 모니터링을 평소보다 강도를 높여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