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 경제=서지혜 기자]‘ 정보수집과 폭로에서 루머 차단과 시민정신 고취까지…’ 메르스 사태로 집단 지성이 한층 진화하고 있다.
정부의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관련 정보제공이 시민들의 요구에 미치지 못하자, 시민들이 집단 지성으로 정보 수집에 나서기 시작했다.
특히 시민들은 메르스와 관련해 단순한 폭로를 하는 게 아니라, 부정확한 정보를 걸러내고 루머를 차단하는 등 진화한 집단지성을 발휘하고 있어 귀추가 모아진다.
지난 3일 등장한 ‘메르스맵’은 박순영 데이터스퀘어 대표이사와 이두희 멋쟁이사자처럼 대표 등이 페이스북 페이지에 개설한 홈페이지다. 이 사이트는 감염 환자들이 거쳐간 지역을 공개해 메르스로 인한 공포를 최소화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특히 누리꾼들이 메르스맵에서 주목하는 부분은 ‘루머신고’ 기능이다. 루머평가는 페이스북으로 로그인을 해야만 할 수 있으며 취소도 가능하다. 또한 개발자는 보도자료 및 실제 입증이 가능한 정보만 제보받기 위해 쓰기 기능을 없애고 최근에는 병원 이름을 비공개로 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메르스맵 뿐 아니라 메르스가 확산되면서 온라인 상에 관련 정보를 수집하는 커뮤니티도 앞다퉈 생기고 있다.
‘오늘의유머’ ‘뽐뿌’ ‘디시인사이드’ 등에 메르스 관련 게시판이 신설돼 이용자들이 정보를 공유하고 있으며,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역시 홈페이지를 통해 ‘메르스 상황판’을 만들고 의료현장에서 취합된 정보를 신속하게 전달하고 있다.
이런 사이트에서도 이용자들은 단순히 루머를 전파하기보다는 알고 있는 정보를 공유하고 이 중 잘못된 정보에 대해 지적하는 등 정보를 정제하는 데 집중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시민들이 스스로 메르스 관련 정보를 모으게 된 데는 정부의 책임이 크다.
보건복지부는 초반 메르스와 관련한 어떠한 정보도 제공하지 않아 불안을 키웠다.
결국 지난 7일 메르스확진 환자가 나온 병원을 공개했지만 상당수의 시민들은 “이미 소문이 다 퍼진 상태에서 마지못해 공개한 것 아니냐”는 빈축을 샀다. 시민들은 “관련 찌라시가 돌고 근거없는 소문이 확산되는 것도 정부가 지나치게 폐쇄적인 태도로만 일관했기 때문”이라고 비난하며 스스로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정보를 수집해야 한다는 입장에 동의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에 대해 집단지성이 단순 정보제공에서 벗어나 정확한 정보를 공유하는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상기 소셜컴퓨팅 연구소장은 “메르스맵의 경우 검증장치나 루머를 걸러내는 기능까지 만들어 정보를 고도화한 잘 만든 사이트”라며 “다양한 정보가 모아져서 하나의 정제된 정보가 만들어내는 방식으로 집단 지성이 진화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한 소장은 “집단지성은 같은 사실을 두고도 다양한해석이 가능한 ‘정치적현안’ 보다는 태풍, 지진과 같은 각종 재난 상황에서 독점된 정보를 공유하는 데 긍정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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