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지난해부터 이어진 강수량 부족과 극심한 봄 가뭄으로 한반도가 몸살을 앓고 있다.

남한은 근래 없던 가뭄으로 한강수계 다목적댐 저수율이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채소 가격 폭등과 식수 부족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가뜩이나 식량난에 시달리고 있는 북한은 올해 식량 생산량이 최대 20%까지 줄어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서울과 경기, 강원 등 중부지방의 올해 누적 강수량은 평년의 57%에 그치면서 저수지와 강의 수위가 내려가고 농업용수는커녕 식수마저 부족한 지역이 늘어나고 있다.

가뭄에 따른 작황도 좋지 않아 배추 등 채소 가격은 폭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10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가락시장의 배추 한 포기 평균 경락가격은 2393원으로 1년 전의 760원보다 214.9%나 올랐다.

수도권의 젖줄인 소양강댐 수위도 하루 평균 33㎝씩 내려가면서 발전 방류 중단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에 더해 가뭄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는 셈이다.

가뭄으로 인한 피해가 확산조짐을 보이면서 박근혜 대통령도 나섰다. 박 대통령은 지난 9일 국무회의에서 “최근 인천, 강화, 경기, 강원 지역에서 가뭄이 지속되면서 농민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관계기관들은 농민들의 불편과 경제적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가용 재원과 인력, 장비를 최대한 동원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또 “가뭄이 지속되면 7, 8월 채소류 수급관리에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다”며 “농림축산식품부는 시장동향을 지속 점검해 농산물 수급에 문제가 없도록 선제적으로 대응해달라”고 덧붙였다.

다목적댐 등 수리ㆍ관개시설이 열악한 북한의 사정은 더욱 딱하다.

정부는 북한에서 다음 달 초까지 강수량 부족 현상이 지속되면 전년보다 식량생산량이 15~20%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북한의 지난해 강수량은 평년 대비 61%에 불과했던 데다 올해 5월까지 평균강수량도 135.4㎜로 평년의 74%에 그쳤다. 여기에 이상 고온현상까지 겹쳐 가뭄이 더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비료 공급도 줄어들어 식량생산이 크게 감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북한의 식량생산량이 최대 20%까지 감소하면 올해 예상 식량생산량은 380만여t으로 아사자가 속출했던 1990년대 중반 ‘고난의 행군’ 이후 최저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이달 10일을 기점으로 볏모가 말라 죽는 지역에서는 강냉이와 알곡작물로 교체할 것을 지시한데 이어 지역의 모범사례를 전파하며 식량생산량 증대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이와 관련,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을 비롯한 북한매체는 저수지 물길 확장, 우물파기 등을 통해 물이 부족한 상황에서도 모내기를 마무리했다는 단위의 사례 등을 연일 소개하고 있다.


shindw@heraldcorp.com